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티 Feb 25. 2024

주짓떼로라면 한 번쯤, 브라질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 오다

남미는 어딜 가나 위험하다고 하지만 브라질은 특히 더 위험하다고 여행하면서 주변에서 많이들 이야기해 줬다. 그래서 사실 갈 생각이 없었으나, 우연찮게 동행하는 형을 따라가게 되었다. 계획이 일절 없던 터라 계획이 있는 사람과 같이 다니면 나름대로 규칙적이고, 혼자보다는 숙박을 하거나 교통비를 생각해도 둘이 더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떠났다. 주짓수의 본고장 브라질로

칼슨 그레이시 매장

 이전에 브라질 체육관에서 운동했던 이야기들을 썼으니, 이번엔 브라질에 가서 느꼈던 것들에 대해 작성해보려 한다. 남미 여행을 하며 기념품을 거의 구매하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그저 짐이 늘어나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여행 중에 필요한 물건이면 기념도 될 겸 구매하는데 그중 하나가 주짓수 용품이었다.




 평소 최소한의 물건을 가지고 있으려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해서 옷도 잘 안 사는 편인데, 이곳에 오니 모자도, 벨트도, 래시가드도, 티셔츠도, 도복도 하나씩 사고 싶었다. 다른 것들은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어서 구경만 했고, 데라히바(de la riva) 반팔 티셔츠가 각각 100 헤알 (한화 약 27,000원)이어서 심사숙고 고르고 골라 2장을 샀다. 기념품 개념으로 몇 개 더 사도 됐었을 텐데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데라히바 매장

 쇼핑을 즐겨하는 타입이 아니라 이런 데에 돈 쓰는 게 인색하다. 여행하며 나를 위해 구매한 기념품을 고르면 이 티셔츠 2장이 전부다. 이렇게 세계여행하며 사온 옷은 다른 기념품보다 실용적이기도 하고, 옷장을 열 때마다 추억보관소를 여는 기분이라 좋다.


칼슨 그레이시 동상을 만나다


 숙소와 체육관을 오가던 길에 항상 보던 Carlson Gracie 동상이다. (리우데 자네이루 코파카바나 역 근처에 있다) 마지막 브라질을 떠나기 전날 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 동상에 인사하고 가고 싶었다. 가끔은 이렇게 관광지도 아닌데 나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물해 주는 장소가 있다.


MESTRE DE JIU-JITSU CARLSON GRACIE


 여행을 하다 보면 계속 떠나야 한다. 그것이 여행이니까.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곳에 정이 들만하면 또는 적응이 될 때쯤 떠나기를 반복하니 이제는 아이러니하게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마 이때부터 들었던 것 같다. 떠나기 전날이라 기분이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동상 앞에 서서 잠시 묵념을 하듯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한국에서부터 주짓수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또 어쩌다 보니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까지 와서 주짓수를 배우고 가게 되었네요.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 다시 오고 싶어요. 올 수 있겠죠?
다음에 올 땐 더 강해져서 올게요. 히히


Adeus!


작가의 이전글 자랑스러운 국적을 가지고 있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