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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Dec 11. 2024

유럽 렌터카 여행 10 - 걷고, 또 걷고, 또 걷고

3일 차 10월 31일 ①

  3일째 아침이 밝았다. 호스트가 준비해 준 홈메이드 브리오슈 빵과 우유, 주스, 요구르트, 과일 잼, 커피, 핫초콜릿으로 든든히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길을 나섰다. 오늘은 스트라스부르로 가서 쁘띠프랑스를 돌아보고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도 볼 계획이다. 쁘띠프랑스 근처에 주차(Parcus Parking Centre historique Petite France https://maps.app.goo.gl/SHLoAa1bw7qVDUTZA)를 하고 거리로 나섰다. 슬프게도 날씨는 약간 흐렸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밤새 비가 다녀가서 길에 떨어진 낙엽은 다 젖어있었고 나무와 건물의 색이 짙어져 있었다.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동화마을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에 우리는 걷고, 또 걷고, 또 걸었다. 쁘띠프랑스에서 시작하여 클레베르 광장을 지나 노트르담 대성당 앞으로 왔다. 어제저녁에 봤던 대성당이 다시 눈앞에 나타나는데 두 번째인데도 헉! 하고 숨이 잠시 멎었다. 몇 백 년에 걸친 성당의 역사와 그 안에 담긴 인간들의 피와 땀과 인생이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성당 내부 관람은 무료지만 오픈 시간과 복장규정이 있으니 미리 계획하길 바란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8시 30분부터 오전 11시 15분까지 열고 잠시 문을 닫았다가 오후 12시 45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오픈하고 일요일과 공휴일오후 2시부터 오후 5시 15분까지 오픈한다. 복장규정은 남자들은 모자를 벗어야 하고 가방을 열어 안을 보여주어야 한다. 대성당은 밖에서 봐도 알 수 있듯이 층고가 어마어마하게 높았고 스테인드글라스가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날이 맑았다면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찬란한 햇빛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사진에는 없지만 성당 안에는 유명한 천문시계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https://www.visitstrasbourg.fr/en/discover/must-see-attractions/the-cathedral/또한 성당의 탑을 오를 수 있으나 (8유로) 예전에 쾰른 대성당 전망대에 올라가 본 기억으로는 성당의 탑을 올라가는 계단은 매우 좁고 가팔라 오르기가 쉽지 않았었다. 당연히 내려오는 것도 쉽지 않다. ㅎㅎ 후기를 몇 개 찾아보니 여기도 그런 것 같다. 체력이 약한 어르신이나 아이들과 함께 여행 중이라면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 날이 아주 맑고 체력이 남는다면 도전해 보시길!

엄청난 층고와 거대한 오르간 그리고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까지

  걷고, 걷고, 걷다 보니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아침식단에 단백질이 부족해서인지 가족들 모두 고기를 외치기 시작했고 원래 가려던 갈레트집 말고 빠르게 검색 후 찾아간 곳은 엄청난 맛집이었다!!! 


https://maps.app.goo.gl/psEZHWKLKzQBMVUn6


  유럽에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고기를 실컷 먹으려면 케밥집 만한 곳이 없다. 유학시절 매일 먹어도 맛있었던 만하임 중앙역 앞의 City Döner를 떠올리며 케밥으로 검색해 평이 좋으면서 우리가 있는 현 위치에 가까운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골목 안에 있어서 찾기 쉽지는 않았지만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깔끔한 가게 내부와 친절히 맞아주시는 터키인 주인아저씨의 푸근한 인상에 벌써 맛집 스멜이 풍겨왔다. 예전에 백종원 씨가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음식점 컨설팅을 하면서 '손님이 없어도 웃고 있어라. 뚱한 표정으로 홀에서 TV 보고 있지 말아라.' 하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주인아저씨랑 인사만 했는데 벌써 맛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사진으로 찍기보다는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걸 좋아하는 우리 부부라 여행기를 쓰다 보니 정말 사진이 얼마 없어서 아쉽다. 여기도 정말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사진 한 장 남아있질 않다. ㅠㅠ 이렇게 여행기를 쓸 줄 알았으면 사진 좀 열심히 찍을 걸. 여하튼, 치킨케밥, 소고기케밥, 양고기 꼬치구이, 유프카까지 골고루 먹고 인생에서 먹은 최고 케밥이라고 칭찬세례를 주인아저씨에게 남기고 나왔다. 배가 부르니 또 소화시키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가을인데 들장미가 가득 피어있던 정원 
Palais du Rhin 앞 정원에서

  다들 반나절이면 충분하다던 스트라스부르를 우리는 걷고 또 걷느라 어제저녁 + 오늘 하루까지 모두 사용했다. 랜드마크 몇 개 돌아보고 충분하다, 이제 가자 하기에는 도시가 너무 예뻤고 천천히 우리의 리듬대로 여행을 하는 것이 좋았다. 사실 숙소로 가기 전에 콜마르도 가려고 했는데 모두의 에너지 레벨이 바닥을 향해 가는 게 보여서 이번 여행의 캡틴인 나는 과감히 콜마르를 포기하고 마트에 갔다가 숙소로 바로 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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