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정말 유럽이다!" "어머어머, 너무 예쁘다." "진짜 유럽이네."
아이들과 남편의 입에서 찐 감탄사가 계속 터져 나왔다. 남편에게 유럽에 가자고 제안하고 모든 것을 계획하여 여기까지 가족들을 데리고 온 나는 어깨가 솟아올랐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앞 기념품점 여기는 독일과 국경이 인접한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이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중심도시로 이 지역은 독일과 접경지역이라 예전부터 영토분쟁이 많았다. 독일과 프랑스의 영토에 번갈아가며 속했던 까닭에 이 도시의 풍경은 두 나라의 역사와 문화와 건축양식이 공존하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스트라스부르의 야경을 보기 위해 시간이 늦었지만 잠시 시내에 들려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고 인근에 예약해 둔 에어비앤비 숙소로 가기로 했다.
Parcus Parking Centre historique Petite France (https://maps.app.goo.gl/SHLoAa1bw7qVDUTZA) 위 주차장보다 저렴하고 공간도 넓으며 주차하고 바로 쁘띠 프랑스를 관광하기에 좋은 위치이다. 시내에서는 거리가 좀 있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듯이 나는 평소엔 적당한 J인간인데 여행을 하면 극단적인 J로 변한다. 계획을 다양한 옵션으로 세워놓고 현장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것을 즐긴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건 아니다. 여행이란, 자고로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ㅎㅎ 확신의 J형 인간으로 미리 검색해 둔 맛집은 Au Brasseur(https://maps.app.goo.gl/GTGbL82NhroMUmRo6)로 브루어리인데 맥주와 알자스 지방의 대표메뉴 타르트 플랑베(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0942&docId=5570068&categoryId=32142)를 해피아워에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타르트 플랑베는 화덕피자와 유사한 음식으로 얇은 도우 위에 올라가는 소스와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도우는 얇고 담백하게 재료의 맛을 살린 피자로 가볍게 맥주안주로 즐기기 좋다. 아주 뛰어난 맛은 아니지만 가볍게 저녁을 먹기 좋은 곳으로 추천한다.
출처 https://www.visitstrasbourg.fr/ 우리는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나와 노트르담 대성당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안개가 깔린 가을밤이었기에 까마득한 첨탑의 끝이 보일랑 말랑했다. 날이 흐리고 어두워서 인지 사진이 모두 흔들렸기에 스트라스부르 관광 홈페이지의 사진을 빌려왔다. 이 첨탑의 높이는 142m로 한눈에 담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크고 700년에 걸쳐 지어진 만큼 두 시대의 건축양식을 볼 수 있는데, 성당의 좌우 날개 부분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첨탑과 서쪽 문, 예배당, 회중석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 나는 예전부터 이런 건축물을 보면 항상 두 가지 생각이 양립하는데 인간은 참으로 나약하면서 또 동시에 참으로 위대하다는 사실이다. 한 인간은 우주에서는 먼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지와 신앙심이 모여 700년에 걸쳐 이러한 위대한 건축물을 만들어내지 않는가. 성당의 내부는 내일 보기로 하고 거리를 산책하다 만난 Lindt 초콜릿 부띠크에 들어가 뜨거운 핫초코를 한잔씩 마시고 숙소로 향했다.
초콜릿과 더불어 아이스크림과 핫초콜릿도 팔고 있는데 가격은 좀 사악하지만 (핫쵸쿌릿 다크 7.50유로) 정말 맛있었다. 초콜릿은 선물세트도 많고 가격할인도 많이 하고 있어 여행 막바지에 이곳을 들리신 다면 선물용으로 좀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숙소는 침실이 2개 있고 주차가 가능하며 스트라스부르 시내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에어비앤비 이용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봤을 때 호텔보다 나아서 이번 여행을 하면서 총 7곳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https://brunch.co.kr/@pfminji/13, 미리 스포를 하자면 한 군데 말고는 모두 최고였다.)
https://www.airbnb.co.kr/rooms/29650890
이곳은 주방이 없지만 아침을 준비해 주는 진짜 bed&breakfast, B&B 스타일로 직접 구운 수제 브리오슈빵과 과일잼, 주스, 우유, 커피, 핫초콜릿,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욕실에 욕조와 세면대, 샤워부스가 있고 변기만 있는 화장실이 따로 있는 구조로 4인 가족이 이용하기에 편리하였으며 낡은 건물이었지만 곳곳의 인테리어가 예쁘고 그동안 묶은 게스트들의 방명록도 볼 수 있어 재밌고 좋았다. 나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에게 줄 목적으로 둥굴레차와 약과를 포장해서 가져갔다. 혹자는 어차피 돈 내고 묶는 거 무슨 선물까지 준비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호텔과는 다른 정이 오가는 곳이 에어비앤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선물을 준비했고 호스트들이 퇴실 후에 나에게 따로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작은 선물에 감동을 받기에 잘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어비앤비는 게스트가 숙소에 대한 후기를 남기는 것뿐만 아니라 호스트도 게스트에 대한 후기를 남길 수 있게 되어있다. 호스트 입장에서도 나쁜 후기를 받은 게스트를 거를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 호스트는 게스트에 대한 후기를 남기지 않는데 나는 거의 모든 호스트들이 우리 가족에 대한 후기를 남겨주었다.
호스트들이 우리 가족에게 남겨 준 후기. 호스트->게스트로 바꿔 읽어야 한다 ^^;; 이건 공개되는 후기고 나만 볼 수 있는 비밀메시지들도 남겨주었다. ^^ 언젠가 다시 이곳들로 여행을 간다면 다시 가서 만나고 싶지만 다음에는 로마 아니면 튀르키예에 가보고 싶다. 자, 이제 얼른 자자. 이제 겨우 두 번째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