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차 11월 1일 ②
이제는 프랑스를 떠나 스위스로 간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는 스위스. ㅎㅎ 남편을 위한 와인 시음회와 아이들을 위한 초콜릿 박물관과 바젤 가을 축제, 내가 가고 싶었던 그린델발트를 골고루 일정에 넣다 보니 스위스에서만 일주일 넘게 머무르게 되었다. 아무렴 어떠한가. 여행 다녀와서 허리띠를 졸라매자!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는 날 아침, 온라인으로 비넷을 먼저 구매하였다. 비넷은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하기 위한 정기권인데 스위스 비넷은 1년권만 있고 가격은 40프랑이다. 비넷이 없이 고속도로를 달리다 걸리면 최대 200프랑의 벌금을 내야 하니 국경을 넘기 전에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하는 것이 좋다. 스위스에서 렌트한 차라면 아마도 비넷이 이미 앞쪽 창문에 붙어있을 테고 아닌 경우 나보다 앞서 이 차를 빌렸던 고객이 온라인 비넷을 구매했을 수도 있으니 차번호를 한번 조회해 보고 구매하기 바란다.
스위스 비넷 온라인 조회 & 구매사이트 https://via.admin.ch/shop/dashboard
비넷에 대해 잘 정리한 포스트 https://blog.naver.com/teamo2co/223149342032
바젤은 스위스와 독일, 프랑스 3국의 국경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도시로 스위스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며 교통의 요지이다. 우리가 여행한 기간에는 바젤 가을 축제(Basler Herbstmesse)가 열리는 기간이었는데 이 가을 축제는 10월 말부터 2주간 열리는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놀이동산 박람회로 스위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심축제라고 한다. 먼저 빈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하고 박람회장으로 갔다. 렌터카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 주차장 찾기는 제1 우선과제인데 대부분의 유럽의 도시들은 도시로 진입하는 도로 옆 표지판에 주차장 이름과 남아있는 자릿수를 알려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도 제공하는 도시도 많으니 미리 검색해서 인터넷 사이트를 북마크 해두면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 (바젤의 온라인 주차안내 시스템 https://www.parkleitsystem-basel.ch/)
주차를 하고 박람회장으로 가보니 높이가 까마득한 자이로드롭부터 롤러코스터, 회전목마, 범퍼카 등 우리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대형 놀이기구부터 각종 음식 판매부스와 기념품부스가 빼곡하고 만성절 휴일이라서 그런지 아이들과 함께 박람회를 찾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나라면 절대 타지 않을 놀이기구를 타는 용감한 딸들을 응원하다 지치면 달콤한 간식도 먹고 따끈하게 끓인 몰드와인(Glühwein)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치즈빵과 그릴에 구운 소시지가 특히 맛있었다. 2주간의 축제를 위해 헤쳐 모인 놀이동산이라고는 믿기지가 않았다. 이 많은 놀이기구들을 여기로 옮겨서, 조립해서, 안전검사하고. 대단하다, 대단해.
내년에는 10월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린다고 하니 내년 가을 스위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젤 가을 축제 홈페이지 https://www.herbstmesse.ch/en)
실컷 놀다 보니 어느새 해가 어둑해져 있었다. 큰일이다. 다음 숙소까지는 230km를 가야 하는데 남편은 몰드와인을 마셨으니 운전은 나 홀로 해야 한다. 더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겨우 달래어 얼른 스위스의 작은 시골마을 Saint-Oyens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