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고객가치 #마케팅 #IT
‘스몸비(Smombie, smartphone+zombie)’.
고객을 푹 숙인 채 스마트폰에 집중한 채로 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한때는 사회문제인 듯 거론되기도 했던 표현이었지만, 출퇴근 거리만 봐도 이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몸비족’일 정도로 흔한 모습입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한 풍경이 되어 버렸죠.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워낙 일상화되다 보니 각종 사고가 일어나는 일도 비일비재해졌습니다.
길을 가다 구조물에 부딪히는 사고나 맨홀에 빠졌다는 뉴스들도 들리고, 특히 횡단보도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사회 문제로까지 커졌습니다. 스마트폰에만 집중한 채 길을 건너다 사고가 나거나, 부주의하게 차도에 가까이 있어 발생하는 사고도 크게 늘어난 것이죠.
이렇게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 사고 위험이 76%나 증가한다고 하는데요. 실제 통계로도 스마트폰과 관련한 교통사고 건수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횡단보도에서는 위험하니 자제해 달라는 캠페인을 벌일 수도 있고, 법을 만들어 범칙금이라도 물려서 강제로 못하게 만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 사용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돼버린 것이 현실. 사람들이 스스로 제어하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이 변하고 사람들이 변했다면 이러한 현상을 받아들이고, 무언가 시스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언제인가부터 길을 걷다 횡단보도 바닥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차량 신호일 때는 빨간색, 보행자 신호일 때는 녹색으로 바뀌는 ‘바닥 신호등’이죠.
2018년 동대구역에 처음 설치된 ‘바닥 신호등’은 이른바 스몸비족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것인데요. 스마트폰을 보면서도 신호가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그리고 안전한 지역에서 기다릴 수 있도록 도입한 방안이었습니다.
기존 신호등은 스마트폰에 빠진 보행자의 주의를 집중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달라진 보행 문화에 맞는 방식으로 신호를 알려주겠다는 것이 도입 목적이었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바닥 신호등’을 설치한 곳을 조사한 결과, 신호를 준수하는 비율이 약 90퍼센트 정도나 높아졌다고 하니까요. 시범적으로 설치한 곳들에서 이런 효과들이 확인됨에 따라, 전국의 지차제들은 '바닥 신호등'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보행자들의 변화에 발맞춘 시스템 차원의 대응과 보완.
횡단보도라는 공간의 고객은 보행자라는 관점으로 보면 고객의 변화에 발맞춘 서비스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어느 서비스던지 고객을 입맛에 맞게 바꿀 수는 없기에 고객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과 비슷할지 모릅니다.
고객이 새로운 영역에 관심을 가진다면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고객의 눈높이가 예전보다 높아졌다면 서둘러 그 수준에 맞춰야 하는 것이죠. 그렇지 못하다면 결국 고객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거나 떠나버리는 '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몸담고 있는 IT서비스회사의 고객들도 그렇습니다. 자꾸 무언가 불편하다고 이야기하고, 요구하는 사항들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죠. 물론 고객이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그것이 만약 달라진 고객들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 자체의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변경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스몸비족을 위해 횡단보도 바닥에 불을 켰듯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