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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o Sep 05. 2019

IT, 고객의 언어로 말하라 #1

#고객 # 고객가치 #고객가치혁신 #IT #IT용어

작년 3월 한 통신사에서는 '고객언어혁신팀'이라는 조직을 구성합니다. 소비자 접점에서 사용하는 언어들을 쉽고 정확한 표현으로 바꾸기 위한 조직인데요, 특히 불필요한 영어 표현이나 어려운 기술용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죠. 소비자들과 대화하는 자세부터 고쳐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뉴스를 보고 이 통신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봤더니 몇몇 메뉴 제목이 변경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A/S -> 파손도움, 콜렉트콜 -> 수신자부담전화, 멤버십 -> 혜택보기, 마이페이지 -> 내정보관리 등이었죠. 이미 익숙한 용어가 있기도 했지만 소비자가 전 연령층이라고 보면 더욱 이해를 돕는 표현임이 분명합니다.




# IT회사의 고객언어혁신


뉴스를 보니 몸담고 있는 IT회사에서도 주목해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시스템이 영어 약어로 통용되고 있고, IT 전문용어와 영어 표현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는 곳이 IT회사이기 때문이죠. 엔지니어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고객이 보는 화면에서도 전문적인 용어나 영어 표현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용어는 이해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고, 고객에게 불필요한 고민과 연구를 하게 만드는 용어들도 있습니다. 보다 쉽고 직관적인 단어나 표현이 있을 텐데도 말이죠. 몸담고 있는 회사도 고객가치혁신 차원에서 '서비스 용어 개선 활동'을 추진하게 된 계기입니다.


사례를 들어볼까요. 지난해까지 사내 무선 네트워크의 명칭은 '회사명_data'와 '회사명_fmc'였습니다. 전자는 PC에 연결하는 네트워크 명칭이고, 후자는 모바일 기기에 연결하는 네트워크 명칭입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명명한 네트워크 명칭. 물론 최초에는 각 네트워크의 특징을 명칭화 한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용자에게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는 명칭이라는 점이죠. 변경한 명칭은 '회사명_pc', '회사명_mobile'입니다. 따로 설명드리지 않아도 어떤 용도에 어떤 네트워크를 연결해야 할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외에도 '통계 스냅숏'을 '월별 통계', '로컬 저장'을 'PC에 저장'과 같이 간단한 메뉴명을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 사용 중 나타나는 알림창의 안내 내용을 변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죠. 'Taxonomy, Instance를 검사 중입니다'라는 문구를 '작성한 문서를 검사 중입니다'라고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바꾸는 과정들이었습니다. 
 



# 고객언어혁신을 위한 조력자가 필요한 이유


IT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저는 문과 출신 경영지원조직 일원입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전문용어나 영어를 쓰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죠. 대부분의 서비스 사용자들이 IT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일텐데 왜 굳이 이해하기 힘든 말들을 썼을까 말이죠?


하지만 IT업계, 엔지니어들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용어일 수 있습니다. 그들의 세계에서는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이고, 그들이 가장 익숙하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했을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잘못이라고 탓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어떤 용어가 사용자에게 어려운 것인지, 이해하기 힘든 단어인지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말이나 표현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이해를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해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됐죠. 마치 살아온 환경이나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어쩌면 필연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IT회사에서 고객 언어로의 혁신을 시도하는 경우, 엔지니어와 고객 사이의 간극을 이어주는 조력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스템과 서비스를 이해하는 '최소한의 기술적인 지식'과 고객의 입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언어 표현 능력'을 갖췄다면 아주 훌륭하겠죠. 적어도 그 지식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나 열정, 이해한 내용을 잘 표현하겠다는 고객 중심의 마음을 갖췄다면 기본은 갖춘 것이라 봅니다.




"용어 하나가 무슨 그리 큰 문제가 된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네, 한번 더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만약 업무 시스템이라면 고객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이야기 입니다. 매출과 연관된 서비스라면 불편함을 느낀 고객이 구매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고객 불만의 시작점이자, 누적된 불만으로 인해 서비스나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겠죠.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입니다.


용어 하나로 인한 문제. 이는 비단 IT업계, IT서비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겁니다. 그에 따른 문제의 중요도나 크기도 다르겠죠. 다음에는 제가 작년에 봤던 방송을 통해 용어 사용이 사용자에게 주는 영향을 한번 공유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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