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by 황필립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네가 편안히 잠들어 있는 걸 깨우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는 네가 잠들어 있다는 것, 이제는 잠에서 깨어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네가 담겨있는 그곳은 너무 좁고 차갑고 딱딱해.

그러나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네가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을 할 수밖에…

그 대리석이 네 뺨이라도 되는 양 계속 어루만질 수밖에…


자정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아파트 옥상에서 두 마리의

나비처럼 날아오르고

텅 빈 집의 한가로운 오후에 검은 가죽 소파에 누워 잠을 자다가 폐가 터지고


그 사람들은 네가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날씨에 행복해지는지, 누구의 음악을 들을 때 위로를 받는지, 평소에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어. 관심도 없었지.

그저 네 사생활을 파헤치다 못해 네가 임신을 해서 자살했다는 못된 헛소문을 만들어 내며 즐거워했어.

네가 이곳에 없더라도 네 귀에 그들의 말이 들리고 너는 여전히 감정을 느끼고 있을 텐데.

그들이 하는 무수한 이야기는 너의 죽음에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우리는 겨우 열일곱 살이었는데

어른들은 잔인해


너를 만나면서 나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지

네가 죽은 후에도 나는 계속 담배를 피우고 있어

너는 폐가 터져 죽었고 내 깨끗했던 선홍색 폐는 네 덕분에 밤의 늪처럼 검게 변했어.

우리는 3년을 함께 했고

나는 스물다섯이었지.


너는 내게 더 많은 죽음을 주었어

너는 내게 더 많은 고통을 주었어

너는 내게 더 많은 후회를 주었어

너는 내게 더 많은 죄책감을 주었어

너는 나를 울다 쓰러지게 했어


이곳의 날씨는 내 감정처럼 변덕스러워.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워. 대신 더 많은 별자리를 볼 수 있어. 베텔게우스는 이제 단일별이 아니야. 시와르하라는 동반성과 함께 있어. 우리도 함께 있으면 좋을 텐데. 사이가 적막하더라도 말이야.


나중에 또 편지할게

잘 지내, 나는 나를 견디고 있을게

그럼 이만, 안녕히


*추신*

나는 이름 없는 존재가 될까 해

나는 삶과 내 존재를 원하지 않지만 만약 네가 다시 태어나길 선택한다면 나도 따라갈게. 다음 생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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