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voice is gone.
초1 채니의 초등학교 운동회를 구경하고 왔다. 내 운동회도 아닌데 왜 때문에 나는 어제 설레서 잠을 못 잤는지. 왜 아직도 계주만 보면 흥분을 해서 또 목이 쉬었는지 모르겠다. 채니가 뛴 것도 아닌데.
운동회란 그런 거다. 계주란 그런 거다. 그냥저냥 박수를 보내던 학부모들의 응원은 줄다리기를 거치며 과열되어 계주 때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난다. 다들 학창 시절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다른 학년이, 다른 반이 무슨 경기를 하든지 말든지 그 많은 아이들 중 내 아이에게만 꽂히는 나의 시선은, 계주 때만큼은 예외다.
남의 자식을 그렇게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볼 일이 또 있을까. 나는 어느새 주자 한 명 한 명의 엄마가 되어 넘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위해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있었다.
채니의 팀인 백팀이 계속 이기고 있었다. 계주는 흥미진진해야 하는데. 다소 시시해지는 것 같아 옆에 앉아 있던 엄마에게 한 마디 했다.
"역전도 당하고 그래야 재밌는 건데."
그랬더니 역전당했다. 입이 방정이지. 상대팀 후발 주자가 바통을 받고 뛰다 넘어지는 등 드라마적인 요소가 다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 목도 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떤 빛나는 우리 백팀 아이가 청팀을 역전했다. 나는 거의 실신할 뻔했다. 역전에 재역전승이라니. 옆에 앉은 엄마를 너무 때린 건 아닌가 이제 와서 걱정된다.
채니의 팀은 졌다. 이따가 해야할 위로는 내 몫이다. 승패를 떠나 어쩌고 저쩌고 고루한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웃겨줘야지.
청팀 승리를 외치자 입이 1미터는 나온 백팀 아이들 모습이 떠오른다. 귀여운 병아리들 같으니라고.
운동회가 끝나고 아이들은 교실로 갔다.
내 목도 갔다.
아, 너무 재밌다.
운동회의 꽃, 내 사랑 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