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그 아픔인 것은 능히 알지만.
'기존의 앎'을 사용하기에 '아픔'인 것은 알지만,
그것이 '다만 하나의 앎'일 뿐임을 아는 것.
아프지만, '다만 아픔일 뿐'임을 아는 것.
아프지만,
그것이 과거에 알던 식으로의 '절대적 아픔'이 아닌 것.
'전부인 아픔'이 아닌 것.
아픔은 당연히 아픔이지만,
그 '아픔 자체'를 개의치 않는 것.
그렇기 때문에 아픔이 더 이상 아픔이 되지 않는 것.
안 괜찮음은 당연히 안 괜찮음이지만,
그것을 개의치 않으므로 괜찮아지는 것.
그렇기 때문에, 안 괜찮아도 괜찮게 되는 것.
괜찮음과 안 괜찮음 모두와 상관 없어지므로
결과적으로 괜찮게 되는 것.
아프지만 동시에 그 아픔을 넘어서 있는 것.
안 괜찮지만 동시에 '괜찮음과 안 괜찬음' 모두를 넘어서 있는 것.
아픔이지만, 그것이 우리가 설정한 모종의 프레임으로서의 아픔이지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아픔은 아닌. 보통은 '아픔이다'고 하면, 이제 그건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아픔'이라고 믿는다. 우리 인간이 그렇다.
하지만, 아픔은 아픔이지만 그 아픔이라는 설정 자체를 이제 보는 것. 그 설정 안에서 몸부림치는 게 아니라, 그걸 기꺼이 느끼고 받아주면서도 동시에 그 설정의 주인으로서, 그 설정 밖에서 바라보고 존재하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우리는, 그 모든 설정의 종이 아니라 주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