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6: 듄의 신전』 줄거리
전편인 『듄 5: 듄의 이단자들』에서 모래행성 라키스는 빌런집단인 '명예의 어머니'에 의해 파괴되고, 주인공이자 아트레이데스 핏줄인 마일스 테그는 죽는다. 던컨 아이다호는 살고, 모래벌레를 조종하는 시이나도 살고, 명예의 어머니의 일원이었던 무르벨라와 틀레이랙스 사이테일은 베네 게세리트에 의해 포로가 되고, 카페베네 게세리트는 '참사회(Chapterhouse)'라는 행성으로 한 마리의 애기 모래벌레와 함께 탈출한다. 던컨와 무르벨라는 탈출하는 데 사용한 비-우주선 내부에서 포로 신세로 바깥도 나가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다르위 오드레이드는 베네 게세리트의 최고 대모가 된다.
사이테일은 베네 게세리트에 골라 기술을 이용해 마일스 테그를 복원한다.
마일스 테그는 던컨 아이다호에 의해 옛 기억을 되살리고 다시 뛰어난 전쟁 사령관이 된다.
무르벨라는 베네 게세리트 쪽으로 전향하고 던컨 아이다호와 러브러브한다.
시이나는 하나뿐인 모래벌레를 잘 조종해 참사회 행성을 라키스 같은 모래행성이 되도록 라키스-포밍한다.
결국 마일스 테그의 지휘로 베네 게세리트와 명예의 어머니 사이에 전쟁이 벌어진다.
명예의 어머니 대모인 '거미 여왕' 다마도 죽고 오드레이드도 죽는다.
놀랍게도! 무르벨라가 오드레이드의 뒤를 이어 베네 게세리트의 최고 대모가 되며, 동시에 그녀는 명예의 어머니와의 통합도 시도한다.
무르벨라의 내면에서, 오드레이드가 속삭인다. "폭군은 당신의 생존을 위해 '황금의 길'이라는 대가를 치뤘다."
던컨, 테그, 사이테일, 시이나는 무르벨라에 반대하며 어디론가 떠난다.
프랭크 허버트는 1985년, 이 『듄 6: 듄의 신전』을 출판하고 바로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하여 '프랭크 허버트의 듄 7'은 영원히 인간 세계에 내려오지 않을 뮤즈의 신전에서 잠자게 되었다. 던컨 일행이 떠난 이유도와 행선지도, 폭군 레토 2세의 황금의 길에 대한 진정한 의미도 거기에 잠자고 있다. 또한 이렇게 나의 『듄 연대기』 독서 또한 종언을 고한다.
Chapterhouse: Dune - Frank Herbert 나는 왜 재미도 없다면서 이렇게 꾸역꾸역 듄 리뷰를 지속하는가? 그건 걍 조회수가 잘 나오기 때문이다. (조회수가 잘 나오는 이유는 아마도 영화 『듄』 때문이겠지. 영화 『듄 파트 2』 개봉 시점에 또 한 번의 떡상을 기대한다.) 그 와중에도 『듄 5』 리뷰는 조회수가 많이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얘기도 맞지 않게 되어 버렸지만, 6권 짜리 시리즈에 6권을 리뷰하지 않고 남겨 둔다면 찝찝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마지막 책인 『듄 6』도 어쨌든 리뷰를 하게 되었다.
여전히 이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뭐 일단 『듄 1』은 읽어볼 만 하다. 내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대적 가치가 있다. 『듄 1』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면, 『듄 2』는 주인공인 폴 아트레이데스가 어떻게 또 시대적 전설이 되었는지, 그 후일담으로서 읽어보기로 선택할 수 있다. 『듄 3』은 그 자손들의 이야기인데, 결말 자체가 좀 또라이같은 면이 있어서 그걸 원한다면 읽어봐도 좋다. 그러나 읽고 나서 내 탓 하지는 말기를. (왜냐면 난 충분히 경고를 했으니까.) 『듄 4』는 역시나 『듄 3』 주인공인 '폭군 레토 2세'의 후일담인데, 여기서부터는 내가 좀 말리고 싶다. 인생은 짧고 그 시간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인생의 시간을 이만큼 낭비하게 해준 좆같은 괴물 폭군 새끼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 꼭 읽어보고 싶다면, 그래, 읽어 보아라.
그렇게 해서 1~2권 '폴 사가'와 3~4권 '레토 2세 사가'는 어찌저찌 마무리가 된다. 그런데 5권부터가 문제다. 왜 작가 프랭크 허버트는, 폴과 레토 2세 이후, 그들이 죽은 다음의 사가를 쓰고 싶어했을까? 마일스 테그와 다르위 오드레이드라는 '아트레이데스' 혈통의 부녀가 등장하는 5~6권은 길기만 오질나게 길고 내용은 뽕이 안 찬다. 카페베네 게세리트와 명예의 맘스터치의 투닥거리는 스토리가 이 세계관에 기여하는 바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그 와중에 풀리는 떡밥은 하나도 없다. 거의 세계관 진행의 공백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와중에 7권이라는 후속작이? 또다시 '만년 후, 던컨 아이다호만 살아남은 우주'라는 배경으로 새로운 사가를 구상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고 던컨과 테그, 시이나와 사이테일이 또 그럭저럭 살아가면서 무르벨라와 싸우는 스토리라면 이 재미없는 망삘 주인공들과 세계관을 세 권 째로 이어나갈 생각이었단 것인가?
진짜로 후일담이 궁금한가? 진짜로 진짜로? 다행히도, 프랭크 허버트의 아들인 브라이언 허버트가 아버지의 생전 메모를 바탕으로 『듄 7: Hunters of Dune』과 『듄 8: Sandworms of Dune』을 썼다고 한다. 왜 좆망 세계관을 이어나가는지, 아무리 아버지의 생전 유지라도, 그 똥을 왜 붓에 찍어서 똥그림을 완성시키는지 이유는 모르겠다만, 여기까지 읽어보는 건 정말로 한 200살 까지 살기로 악마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인생의 한가함을 참기가 너무 괴로운 사람만 가능할 지도 모른다. (난 어떻게 5~6권보다 더 똥망작일 수가 있는지, 그게 더 궁금하다)
당연히 나도 여기까지 읽을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지만, 그들의 후속 이야기는 나름 궁금하기 때문에, 위키피디아를 좀 읽어 보았다. 결국 새로운 사가의 시작이 아니고 『듄 6』의 후속 이야기, 마일스 테그 부녀의 후일담이다. 폴 아트레이데스, 차니, 제시카, 투피르 하와트, 스틸가, 레토 2세 등 듄 연대기의 초반 등장인물들이 대거 골라로 부활한다. 인류는 기계와의 전쟁 끝에 인류와 기계문명이 평화롭게 살아갈 진정한 퀴사츠 헤더락을 마주한다. 그런데 그게 던컨 아이다호라나?
...와우. 생각보다...뽕 차는 스토린데? 의외로 아들내미의 실력이 괜찮은 거 아냐?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단다. 글솜씨가 형편없기 때문이라는데. 아, 그렇다면 우리의 듄 시리즈는 영원한 미완성이어야 하겠군. 프랭크 허버트가 자기 수명을 감안 안 하고 5~6권의 지지부진한 마일즈 테그 부녀의 스토리를 진행시킨 게 패착이었다. 프랭크 허버트의 그나마인 글솜씨로 빠르게 듄 시리즈의 결말을 냈으면 어땠을까 아쉬운 지점이다. 『바람과 불의 노래』 시리즈를 지지부진하게 이어가고 있는 80살이 되어 가는 조지 R. R. 마틴이 좀 위기감을 가지고 느껴야 할 부분 아닐까?
아, 참고로 브라이언 허버트의 책을 읽고 싶다면, 번역된 게 없으므로 원서를 읽어야 한다. 그리고 브라이언 허버트는 시퀄인 '듄 7~8'뿐만 아니라 개똥같은 프리퀄도 열심히 찍어내고 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사람은 열심히 읽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