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처음 짐가방을 싸다

by 아내맘

연애 때부터 우리가 한결같이 싸우는 이유는 ‘연락’ 문제


봉쓰는 정말 연락에 둔한 남자다


신혼 때 봉쓰가 ‘어느 동호회를 간다’고 하면서 토요일에 모임 장소로 나갔다


처음 동호회 나가는 자리여서 나도 어떤 동호회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저녁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어서 걱정됐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난 뒤 봉쓰는 저녁 먹고 들어갈 것 같다고 하고서는 또 한참 연락이 없었다


하루 이틀 일도 아니지만... 처음, 동호회, 연락 없음이 진짜 걱정됐다


그리고 ‘자꾸 이렇게 연락 문제로 싸울 것 같으면’ 내가 뭔가 완강하게 나가야 할 것 같아서 가방을 싸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밤이 다 돼서 봉쓰가 왔고


난 봉쓰가 보는데서 짐 가방을 꾸려 작은 방으로 갔다


가방을 사면서도 ‘봉쓰가 나를 안 붙잡으면 난 어디로 가야 하지?’ ‘나중에 짐 풀 때 최대한 손품이 덜 들게 옷을 잘 챙겨야 할 텐데’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작은 방에 있는데... 봉쓰가 밖에서 뭐 하는지 소리가 들리지 않아 화장실 가는 척 다시 나와 봤다


봉쓰는 내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사 왔는지 떡볶이 봉지가 보였다


잠깐 ‘흔들리기’도 했는데...


다시 작은 방으로~~~ 그리고 연애 때 들었던 노래를 들으니 눈물이 나왔다


‘연락 그걸 왜 못 해주는지’ ‘내가 하루 종일 얼마나 걱정했는지’


내 마음을 몰라주는 봉쓰 때문에 섭섭해서 울었고


봉쓰는 방으로 들어와 나를 안아줬다


서로 울면서

봉쓰는 ‘사랑하는 여자를 울려서 미안하다’고 했다


정말 안 풀릴 것 같던 싸움도 스르륵 녹는 게 부부인지... 나는 짐 가방을 다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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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년 차


여전히 우린 ‘연락’ 문제로 싸움한다


한 줄 tip: 다만, 어느 정도 상대방의 그런 점을 ‘이해’하면서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게 그때와 지금 많이 달라진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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