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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Nov 18. 2021

산 그리메

# 그리움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산 그림자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 (강제윤,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중)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참는 거라 했던가. 사랑이 잊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처럼. 담배를 피우는 이유 중에 가장 멋진 이유는 그리움이 연기처럼 눈에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담배를 끊은 사람을 모진 사람이라고 하는 거다. 그 모진 그리움을 견디며 산다고. 


음, 그립다는 건 '~싶다'는 거고, '~싶다'는 건 지금은 없다는 거, 사라졌다는 거다. 아무리 '~싶다'라고 애원해도 소용없다는 거다. 그러니 없는 거 가지려 하지 말고, 있는 거 잃지 않으려 노력하자.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일을 경험할까 마음 다독이며, 벌어지는 상황들에 관심을 갖자. 


내게 없는 것들에 집중하다가 내게 있는 것들을 잊지는 말자는 것이다. 저 아득해 보이는 산 봉우리, 그곳에선 여기가 아득해 보이는 것이다. 내 옆에 있는 사람, 내가 자주 가는 곳이 결국 가장 그리운 것임을 깨닫자. 이를 모르는 사람들의 어리석은 그리움이 겹겹이 쌓여 봉우리를 이룬다. 


하고 싶은 일을 참고 견디는 것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참고 견디는 것, 어느 것이 더 힘들까. 밥벌이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참으며,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견뎌 온 세월이 애틋하다. 그래, 견딜 수 없는 건 견디지 않아도 된다. 아니 견딜 수 있어도 견디지 않아도 된다. 


하고 싶으면 하고, 보고 싶으면 보고, 사랑하고 싶으면 사랑해도 되는 것이다. 그렇게 참고 견디지 않아도 우리 인생은 어떻게 되지 않는다.





그리움이 쌓여 그림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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