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토커.
하루 서른 통이 넘는 전화가 멈추었다.
남편은 하루 수십 통의 전화를 걸었다. 어디냐? 누구와 있느냐? 지금 무얼 하느냐? 식사는 했느냐? 무얼 먹었느냐? 수 많은 질문과 저녁에 무얼 먹고 싶으냐는 마지막 멘트까지. 궁금한 것이 너무도 많은 내 남자는 일명 스토커였다. 그렇게 불러주면 은근히 좋아하는 이상한 남자였다. 내 생활의 어떤 일에도 남편이 중간에 전화를 걸어 방해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였다. 미리 수업중이라거나 누구와 만나고 있다고 언질해 준 몇 시간만 예외였다. 화장실까지 휴대폰을 들고 가고 설겆이를 할 때 옆에 두고 해야 할 만큼 그는 전화를 많이 하는 남자였다.
최근의 나는 이것 또한 금단현상에 시달리는 중이다. 그의 전화가 끊겼다. 내 전화기는 이제 울지 않는 캔디가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면박도 주지 않고 예쁘게 대답해 주고 반갑게 통화 했을텐데. 그때는 몰랐다. 거의 모든 통화를 내가 끊자고 했었다. 그는 할 말이 없어도 전화기를 들고 절대 먼저 끊자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가끔 나는 그가 어쩌나 보자는 마음으로 끊자는 말을 하지 않고 기다리면 오분이고 십분이고 계속 서로의 숨소리만 들으며 그런 시간 또한 즐겼었다.
그의 전화 벨소리가 그립다. 굵고 톤이 낮은 목소리로 다정하게 묻는 목소리가 듣고 싶다. 전화기 너머 들려 오던 숨소리가 간절히 그립다.
나는 예전에도 지금도 아무것도 알지 못하던 바보다.
이미 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