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왜 지금이 휴가철이고 방학이 있어야만 하는 지를 몸소 느낀다.
그런 것은 없고 마감만 있는 재택근무 프리랜서가 그래도 회사에서는 에어컨이라도 빵빵했었는데 떠올리다 섬찟 놀란다.
이럴 수가. 내가 회사생활을 그리워하고 있다니. 여러모로 대단한 더위다.
처해진 환경이 물리적인 시원함을 기대해 볼 수 없으니 정신적인 시원함이라도 꾀해 본다.
굳이 냡량 특집 공포물을 찾아보지 않더라도 서늘함은 도처에 널려있다.
세상에 호환 마마가 제일 무섭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자리를 코로나가 꿰차는가 싶더니,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각종 기겁할 사건 사고 소식에 역시 사람이 제일 무서운가 하다가,
이렇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야금야금 베짱이처럼 보내다 갑자기 닥쳐올 내 망한 미래에 대한 상상이 재앙처럼 덮쳐 왔다.
아 이건 정말. 누워서 더위 걱정만 하던 나를 벌떡 일으켜 세우는 등골이 서늘함이다.
어제는 남극에 얼음이 겨울에도 더 이상 얼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았다.
남극의 해빙이 태양 광선을 반사해 지구를 냉각시켜 주는 역할을 했었는데
그 표면이 점점 줄어 방어막을 잃은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빙상들을 마저 녹게 할 것이라는 지구의 미래 또한,
서늘하다 서늘해. 너무 덥고 서늘한 여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