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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4일 3시 16분의 단상

닮은사람 - 박준하

                                                                                                      

오랫동안 방치해뒀던 가방을 열어보니

마지막에 담아놓았던 그 때의 그 시간 그대로 안은 멈춰져있었다. 

그 때 그 시간의 영화표, 

그 때 그 시간의 식사 후 영수증 

그리고 그 때의 냄새까지 고스란히. 

때론 좋았고 때론 힘들었던 수 많은 기억들이 그 안에 멈춰있었다.

나는 이렇게 많이 흘렀지만 

너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구나. 



닮은 사람 - 박준하
카페에 앉아 커피를 시키고 
담배 한 댈 물 때
연기 속에 피어난 그댈
벗어날 수 없어

영화를 보고 또 네 생각에 잠겨
여주인공이 널 너무 닮았어
잔인하잖아 이 도시엔 네가
묻어 있지 않은 곳 없어

왜 난 지나간 시간들을 떠나지 못하고
왜 넌 모든 걸 버리는 게 그토록 쉬웠나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좀 느낄 수 있어
왜 그렇게 네가 멀어진 건지

수척한 얼굴 지루한 하루 전활 걸 곳 없는
외로운 새벽잠도 안 오면 나는 갈 곳 없어

왜 난 지나간 시간들을 떠나지 못하고
왜 넌 모든 걸 버리는 게 그토록 쉬웠나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좀 느낄 수 있어
왜 그렇게 네가 멀어진 건지

집에 들어와 티브이를 켜고 아무 표정 없이
길을 잃은 하루를 버리고 잠이 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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