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병민 Sep 11. 2017

나는 당신이 아픕니다 #3

빗물이 고여.


고인 빗물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어.

그저 한없이 떨어지는 빗방울.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느라,

그 소리에 잠시 

내 마음을 담아보느라

잊어버린 것 같아.


그냥 눈 감고 지켜보려고.

젖어가는 발, 

쌓여갈 발자국,

남기고 떠날 이 자리.


글쎄, 쉽게 지워지지 않아.

그래, 결코 지워지지 않겠지.

고개 돌린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겠지.


비는 결국 계속 내릴 거고,

나는 여기에 이렇게, 

그대로 서 있을 거고.


빗물은 항상 고여.


그래서 

달라지지 않는 거겠지.

달라질 수 없는 거겠지.


변할 수 없는 이유겠지.

너에 대한, 이 아련함이.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당신이 아픕니다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