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고여.
고인 빗물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어.
그저 한없이 떨어지는 빗방울.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느라,
그 소리에 잠시
내 마음을 담아보느라
잊어버린 것 같아.
그냥 눈 감고 지켜보려고.
젖어가는 발,
쌓여갈 발자국,
남기고 떠날 이 자리.
글쎄, 쉽게 지워지지 않아.
그래, 결코 지워지지 않겠지.
고개 돌린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겠지.
비는 결국 계속 내릴 거고,
나는 여기에 이렇게,
그대로 서 있을 거고.
빗물은 항상 고여.
그래서
달라지지 않는 거겠지.
달라질 수 없는 거겠지.
변할 수 없는 이유겠지.
너에 대한, 이 아련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