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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바람 Jun 05. 2023

팬데믹이 지나간 뒤의 풍경

불과 몇 달 전, 아니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스크는 일상이었다. 거리 사진을 찍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오히려 이상하게 볼 정도로 우리에게는 "일상"이었다. 전염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내 몸속에 있을지 모를 "바이러스"가 전달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을지도 모른다.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녔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지하철에서도, 그리고 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혼재되어 보일 뿐이다. 이제 평상시의 모습으로 다시 바뀌어가고 있다.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고 여름이 다가오니 "일상"이었던 그 마스크는 "답답함"의 상징으로 다가오게 되니 말이다. 사실 나도 마스크가 답답하곤 했다. 천식이 있어서 그랬을까? 숨쉬기 더 어려웠기 때문이었는지 늘 답답하고 힘겹기만 했다. 그러다 마스크를 벗게 되었을 때의 그 상쾌함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행복했다. 사실은 일상이었을 뿐인데, 그 마스크 덕분에 내가 숨 쉬는 것이 행복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이 날은 마침 90mm 망원 렌즈를 가지고 길을 걷게 되었다. 사람들의 표정을 찍을 수도 있고, 거리의 모습을 찍을 수 있으니 팬데믹 이후의 모습이 과연 어떠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동안 썼던 글의 1부를 마무리 한 시점이었기에 다시 쓰던 글을 이어야겠단 생각도 들곤 하였다. 거리의 풍경은 불과 몇 년 전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젠 거리에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예전과는 다르게 허전하기만 했던 그런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그런 모습이 마치 몇 년 전 팬데믹 이전의 추억이 어렴풋이 떠오르곤 했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곤 이젠 사람들은 서로를 주의하며 눈치를 살필 뿐이다. 언제 또다시 이런 상황이 벌어질지 모를 불안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모습이 우리를 과거의 모습으로 다시 보여주곤 하니 말이다. 그 과거가 언젠가는 추억이 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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