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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onechoi Dec 26. 2021

코로나 시대 양육 고군분투기 연재하는 사람의 아내입니다

이 시대의 엄마들 참 고생이 많죠. 저도 위로를 드리려 펜을 들었습니다

<오 마이 뉴스> 코로나 베이비 시대 양육 고군 분투기라는 연재에 미처 실지 못했던 글들을 하나씩 풀어놓습니다. 기사는 시의성이 중요하고 연재다 보니 이어지는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차마 연재에 못다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연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금부터 공개해 보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 마이 뉴스>에 코로나 시대 양육 고군분투기를 연재하고 있는 최원석 씨의 아내 이미영이라고 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육아는 어떠셨나요? 아기들과 많이 웃으셨길 바랍니다. 아이의 발전과 재롱을 보면서 부디 오늘 하루 행복하셨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남편의 연재가 60회를 넘었다네요. 아기가 신생아 시기를 벗어나기 시작하고부터 남편이 연재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벌써 그렇게 되었더군요. 시간도 그만큼 지났으니 당연할 수도 있겠네요. 아기가 벌써 15개월이 되었고 2022년 새해를 맞이하니까요.

연재의 엄연한 주인공인 아기를 출산하던 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양수가 터져서 병원을 찾았고 바로 출산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양수가 비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조차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남편이 바로 병원에 가자고 하지 않았다면. 어휴 상상도 안 되는 일이네요.

참 위험한 출산이었어요. 아기가 출산 도중 머리가 비쳤는데 제왕절개도 불가한 상황에서 시간은 지나가고 이대로라면 아기가 위험하다는 의료진들의 반응에 저도 마음이 아펐지만 밖에서 보기만 했었던 남편의 마음은 오죽했을까요. 후에 물어보니 남편은 '지옥을 맛보았다'라고 한마디를 하더군요. 그도 그럴 거예요.

소중한 아기를 이 시기에 낳아서 제일 많이 느낀 것은 '사회적인 결핍'이었어요. 아기를 가져 병원을 다닐 때도 항상 동행해주던 고마운 아기 아빠는 병원 문 앞에서 더 들어올 수 없었으니 말이에요. 게다가 출산 때는 어땠을까요. 아기의 탄생을 남편과만 축하해야 했어요. 그 이후에도 마찬 가지였어요. 이 시국에서의 육아에서는 남편만이 유일한 동료이자 기념일의 하객이 되고는 했으니까요.

많이 억울했어요. 조금 빨리 낳았으면 어땠을까를 많이도 후회했어요. 남편은 연재에서 '삼신할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다가 지금에서야 받았다. 내 전화는 항상 삼신할머니의 부재중 전화 목록의 리스트에 있었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더군요. 하지만 아기를 빨리 낳을 수 있는 건 아시다시피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오죽 아쉬우면 그런 마음을 가져봤을까요? 그만큼 힘들었다는 거겠죠?

남편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그리고 아빠로서 그리고 연재를 하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항상 한결같은 그의 모습에 항상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을 살가이 그때그때 못 해 줬던 것 같아요. 육아에 최선을 다하는 아빠를 아기가 좋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죠. 그런 아기와의 사랑이 연재에 담겼어요. '아빠를 유독 좋아하는 아기가 아빠의 멋진 뮤즈가 되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더 고맙습니다.

아기 아빠는 기사를 송고하기 전에 꼭 제게 먼저 글을 보여줘요. 딱히 고칠 부분이 있었던 적은 없는데요. 혹 남편이 혼자 쓰고 고치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는 부분에 뀌띔을 해 주는 수준이에요. 이를 또 <오 마이 뉴스> 편집부에서 보완을 해주신다고 들었어요.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남편이 연재에서 인용을 했던 구절 중에 인상 깊었던 하나가 있어요. 바로 전지민 작가의 <육아가 한 편의 시라면 좋겠지만>이라는 책의 문구인데요. '아이와 함께 엄마도 함께 자라는 비로소 '진짜 육아'를 바라며 응원합니다.'라는 멘트로 아기 아빠가 소개를 했던 문구예요. 내용은 이래요.

           

"육아는 극적이다. 아침의 온화한 분위기가 종일 이어지기 힘들고 절정으로 치달은 상황이 갑자기 사랑과 감동의 순간으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삶이 서정적인 한 편의 시라면 좋겠지만, 사실 나의 육아는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막장 드라마인 것이다."

"몸만 자란 나를 뼛속까지 성장하게 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은."

"육아는 기를 육(育), 아이 아(兒) 한자를 사용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를 육(育), 나 아(我)로 적어야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처 다 자라지 못한 내 안의 나를 기르는 일이 결국에는 진짜 육아 같다."



남편의 연재에서 참 많이도 읽으며 공감했던 내용이에요. 아기 아빠의 연재에는 아기의 이야기들이 실리기도 하지만 서툰 우리 부부의 일상과 생각 그리고 육아 그리고 부부의 성장기도 함께 담긴다고 생각을 해요.



아기 아빠는 아기와 내가 시간을 내어주면 글을 쓰는 데에 집중합니다. 육아라 글을 꾸밀 수도 없어요. 그냥 있는 일을 써내려 가는데 열심인 사람입니다. 곁에서 봐 두요.



글이 길었나요? 여러분께 한 줄의 메시지라도 의미 있는 구절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떨까요? 아기 아빠처럼은 아니더라도 멋지게 이 세상의 엄마들을 응원하고 격려합니다. 남편 글의 말미에 항상 이런 글을 적더군요.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고. 언젠가 물어본 일이 있어요. 왜 하필 감사와 존경이냐고? 궁금하셨죠? 남편의 솔직한 답을 전해 드려요.



"키워 보니 이게 마라톤이더라고요. 한 번 시작했는데 금방 끝나지는 않는... 

출산율이 채 한 명도 안 되는 시대에 아기의 친구들과 언젠가 아기가 만날 아기의 반려자를 기르시는 부모님들께 감사해야죠. 아기의 친구나 인연이 없다면 아기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우리가 힘들면 남들은 배로 힘들 거예요. 저절로 고생해보니 존경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연재를 하는 아기의 아빠임을 고백해요. 다만 바람이 하나 있다면 몸 좀 챙겼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다른 것 보다 시력이 많이 나빠진 게 걱정이에요. 



육아가 힘드신 부모님들께 남편의 연재를 권해봐요. 진심으로 썼으니 어떤 위안의 한 구절이라도 찾으실 수 있으시길 바라면서요. 그리고 남편의 연재를 사랑해주신 독자분들께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감사드려요.



남편이 예전 이 시국의 엄마들을 응원하는 기사에 썼던 구절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칠까 해요. 남편의 연재를 보다가 인정이 되고 공감이 가고 눈물이 났던 구절이었거든요. 오늘은 특별히 항상 다른 이의 글을 인용만 하던 남편의 글을 소환해서 인용해 봐요. 



앞으로도 남편의 연재를 잘 부탁드립니다. 연재가 계속되면 다시 뵐 날이 또 있겠죠.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혹시 연재에서 둘째 소식을 들을 수 있다면 제일 좋겠다고 생각해요. 제일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남편 연재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고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리면서 글을 맺어요.




이 글을 보는 엄마들도 외로우신가요? 외로우시다고 인정하시고 그때라도 당신의 가족에게 주위 사람들에게 말씀을 하세요. '

당연히 육아하고 있는 엄마라는 호칭과 인식'이 자연스러운 엄마가 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랍니다. 인정하시고 표출하셔야 한답니다.


내가 좋은 엄마인지, 잘하고 있는지를 고민하지 마세요. 아기에게 화가 난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시지도 마세요. 당연한 일입니다. 부모는 처음이거든요.


조금이나마 엄마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꼭 행복해지세요. 많이 많이 행복하세요. 아기와 더 사랑하는 예쁜 내일을 위해서요.


잊지 마시고 꼭 기억하세요. '당신도 당신의 엄마에게는 아직 행복해야 하는 아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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