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이름

부모님

by 해요

내가 초등학생 때였나

부모님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겨있는 앨범을

처음 열어봤을 때

나도 모르게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


나의 아빠, 엄마로만 생각했던 두 분도

한 집안의 소중한 아들, 딸이었고

꿈 많고 꽃다운 청춘남녀로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동안 의식조차 못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남들도 그러하듯

집안 어른들이 원하는대로 결혼을 하고

또 당연한 듯이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본인의 이름도 잃고

아빠와 엄마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산 지난 세월-


지역적 성향 탓도 크겠지만

유난히 대화가 없고,

마땅히 고통분담을 했으면 하는 것도

당신들의 업보로 여기고 끌어안기 급급

자식들에게는 그저 쉬쉬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서


'우리 집은 대체 왜 이럴까...

뭐가 문제일까...'


이런 고민을 참 많이 했었다


그 답은 부모님의 옛날 사진을 보면서 찾은 듯 하다


나의 아빠, 엄마는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애정과 보살핌이 충분치 않은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가혹하리만큼 무거운 삶의 무게를

묵묵히 이고 지셨던

당신의 부모님을 보고 자라며

어른에겐 참는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로 학습되다보니


사랑을 받는 것도, 표현하는 것도

서툴 수 밖에 없었던 거다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고

따뜻하고 깊이있는 대화를 해본 적 없어서

할 줄 모르는 부모님이 안쓰럽다


애정결핍이 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도 크고 무섭다


내 주위에 애정이 부족한 이들이 많기에

나라도 애정이 충만해서

마음껏 퍼주고 싶은 마음이다


문제는 그 또한 내 욕심이자

오만함에서 비롯된 생각일테고

각자가 원하는 방식, 지향점이 달라

매번 어긋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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