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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guxxi Aug 16. 2022

개인의 시대가 온다

그러니 우리, 준비하자

“회사와 직장을 빼고서 나를 설명할 수 있는가?” 


야근을 하고 새벽이 되어 귀가하던 길에 봤던 문장에 한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은 여전히 생생하다. 며칠을 주어진 일에 몸을 갈아 넣었음에도 보람을 느끼지 못했던 그날 나는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쉬운 세상은 아니지만,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욱 어려운 세상이다.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어도, 그래도 여전히 ‘정해진 길이 바른길’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있기 때문에 정해진 길을 벗어날 때면 장황한 설명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와 첫 직장으로 핀테크 스타트업을 택했을 때,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다니는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서 계속 설명해야 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대기업에 가야 한다는 숱한 설득은 나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방증하는 듯했고, 그 이유로 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를 피하곤 했다. 그 이후에도 높은 연봉을 포기하고 나의 성장을 위해 선택했던 또 다른 회사로의 이동을 앞두고 있을 때 들었던 선을 넘는 말들은 상처가 되어 여전히 나에게 남아있지만, 더 이상 이야기를 풀어갈 가치는 없다. 결론적으로, 나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직은 흠이 될 것이라는 주변인들의 말과 달리 다양한 형태의 일과 직무, 다양한 리더들을 접하면서 ‘일에 대한 표본’이 많아졌다. 덕분에 일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나는 나의 일을 사랑한 만큼, 일 앞에서는 자주 흔들렸다. 자주 흔들렸다는 건,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고, 그건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많았다는 의미이다. 일과 직업에 있어서 자주 흔들리고,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이건 우리의 인생과도 비슷하지 않은가. 과연 누가 흔들리지 않고 완벽하게 정답으로 살 수 있을까. 설사 그런 인생이 있다고 한들, 그 인생은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 그런데 사회는 이것이 옳지 않다고 여긴다. 그래서 우리는 능력이 되어도, 때가 되어도, 기회가 주어져도  종국에는 관성대로 사는 것을 택한다. 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우리는 잘못된 판단에 근거해 일자리를 구한 다음 거기에 그냥 안주하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고 했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 그건 매우 현실적인 일이다. 


그래서, 회사가 더 이상 우리 삶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시대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곧 도래할 개인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내가 나의 삶과 일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다 일찍 알아차릴 수 있다면, 미리 준비한 만큼 우리는 그 어떤 변화에도 맞설 수 있지 않을까.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책 <직업의 종말> 저자인 테일러 피어슨은 ‘이 시대에 안정된 직장에 있는 사람들은 실로 위험을 축적해가고 있으며, 가능한 빠른 시기에 자신의 경력에서 자유와 의미라는 지렛대를 만들라’고 했다. 나는 일에서 나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자유와 의미를 추구한다면 더 큰 성취와 행복, 또 그에 따르는 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시간은 지나간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래서 확실히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주변의 의견보다는 내 마음에 귀를 더 기울이고) 일단 하면 된다.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어떻게 될지도 알게 되고. 일석이조 아닌가. 



지금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안정이 생각만큼 안정적이지 않은 것처럼, 우리의 불안정도 생각만큼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 이 글을 위해 도움을 준 고마운 책 - 

* 김호,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직장을 넘어 인생에서 성공하기로 결심한 당신에게)>

* 박신후,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

* 스리체어스 출판, <인디펜던트 워커(좋아하고, 잘하고, 의미 있는 나만의 일 만들기)>

* 테일러피어슨, <직업의 종말(불확실성의 시대 일의 미래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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