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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guxxi Aug 10. 2022

일을 대하는 태도

내가 나를 보호하기

예전에는 ‘돈을 받으면서 배울 수 있는 곳은 회사밖에 없다’는 회사 선배들의 말이 마냥 좋게만은 들리지 않았다. 청개구리 심보가 가득했던 나는 보다 더 회사와 선배에게 충성하라는 말로 들렸었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지난(至難) 하면서도, 재미도 있었던 회사 경험은 정말 매우 값진 자산이 되어 나의 커리어 면에서도, 인간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고,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소중한 경험들은 앞으로도 내가 하는 어떤 일에서든 든든한 자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회사라는 공간은 내 의지만 있다면,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회사 내에서의 모든 경험(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모두 어떤 면에서든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나는 어떤 기회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고 조언을 구하는 지인들에게 너무 버겁거나 싫은 것이 아니라면 꼭 해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그 기회가 본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꼰대같이 사족을 단다. 신입 때는 업무를 배우느라 하루하루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가겠지만, 연차가 찰수록 적극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면서도 나를 위한 일, 나의 성장을 위한 일’을 잘 찾아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일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나만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대표가 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만의 전문성 갖추는 것은 내가 지금 있는 회사에 그대로 있어도, 이직을 하더라도, 다 떠나서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 무조건 필요하다. 회사에서의 ‘경력이 오래되었는데’ 자신만의 전문성을 만들지 못하면’ 직장 생활은 물론이고 퇴직 후의 삶은 말 할 필요도 없다. 


나는 스타트업 재직 당시 본업인 리서치 업무에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적이 있다. 한창 바쁘셨던 기획 팀장님의 업무를 도와드리면서 웹과 앱 기획의 세계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모르는 건 팀장님께 직접 여쭈어보면서, 기획서를 새벽까지 만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의 경험은 그 이후에 내가 만났던 기획자와 개발자와의 소통뿐만 아니라, 나의 창업 기획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들었던 생각은 “내가 좋아하고 흥미 있는 일을 하면, 일과 업무의 경계가 흐려지기 때문에 워라밸의 중요도가 크지 않겠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욱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회사 생활을 해보는 것을 추천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네트워크이다. 요새는 온/오프라인 모임이 많아 꼭 회사를 다니지 않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만,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회사의) 목표를 가지고,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쌓이는 소속감은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 회사 사람들과 건설적인 관계를 잘 구축해두면, 계속 같이 일하지 않더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20대 초반 회사에서 만났던 분들이 내가 회사를 설립했을 때 감사하게도 나의 고객이 되어주셨고, 지금도 의뢰를 주신다. 




일을 하면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한 회사라면 더 이상 머무를 이유는 없다. 월급만큼만 일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좋은 회사가 아니다. 우리는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정말 높은 세상에 살고 있다. 내가 만약 이 회사에 있지 않다면, 월급만큼만 받을 정도의 일을 안 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놓치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내가 나를 지키자. 




- 이 글을 위해 도움을 준 고마운 책 -

* 김호,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직장을 넘어 인생에서 성공하기로 결심한 당신에게)> 

* 스리체어스 출판, <인디펜던트 워커(좋아하고, 잘하고, 의미 있는 나만의 일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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