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지나갈 거라는 말은 사양할게요
호르몬 때문인지 가끔 눈물이 나온다. 근데 왜 우는지를 몰라서 당황스럽다. 한 번 흘린 눈물이 멈추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사람처럼 운다.
어젯밤은 평소보다 더 뒤척였다. 깊은 잠을 자는 건 바라지도 않고, 조금 덜 깼으면 하고 잠을 청했는데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았다.
많이 뒤척인 탓인지, 오늘 아침은 몸이 천근만근이다. 몸을 좀처럼 일으키기가 쉽지 않아 한참을 누워있다가 출근을 하는 승일이가 구운 감자를 같이 먹자고 해서 일어났다. 승일이 아니었으면 오전 내내, 아니 어쩌면 하루 종일 이 상태였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구나. 무기력이 몸과 마음을 삼켰다. 간단한 일들만 처리하고 잠깐이라도 걸을까 싶었다. 옷을 챙겨 입고 선크림을 바르고 가방을 챙기려던 찰나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다가 지쳐버렸다. 아주 작고 사소한 일 하나에도 짜증이 솟구친다. 더위 먹었나?
하루의 대부분을 거의 집에 있다 보니 매일이 에어컨이라 오늘은 안 틀어볼까 싶었는데 안되겠다. 나가는 건 어쨌든 지금 당장은 안될 것 같고. 맛있는 거라도 먹어볼까 싶어 팟타이를 주문하고, 누워 책을 보자니 그것도 버겁다.
어떻게든 무기력에서 빠져나오려고 애를 써보지만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몸 상태다. 머리가 아파서 누워서 책 읽는 것도 무리, 일을 하려고 앉으면 당기는 허리와 배, 울렁울렁 거리는 속. 다 잊고 자고 싶은데도 잠이 안 온다. 잠이 안 오면 또 안 좋은 생각만 하게 되니까 일어나긴 해야겠는데... 어떡하지?
이 순간도 결국은 지나갈 거라는 말이 지금의 나에겐 너무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