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에서 어지럼증으로
오늘은 정말 필요한 일만 하고 그렇지 않은 일들은 미뤘다. 점심으로 먹고 싶은 걸 먹었고, 읽고 싶었지만 미뤄뒀던 책을 읽었고 장바구니에 있는 책 한 권을 주문했다.
3년 좀 넘게 운영해 오고 있는 인스타 책 리뷰 계정은 3월 중순에서 멈춰있는데 3월부터 8월 중순인 지금까지 여러 것들을 배워나가느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2년 정도를 일주일 한 번씩 해왔던 독서기록 루틴을 무너뜨리면서까지 달렸는데도 내놓을만한 결과물도 딱히 없는 것 같아서 지금 이 시점에 약간의 우울감과 번아웃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손에 다시 땀이 났다.
임신 초기에 두통으로 좀 고생을 했는데 16주 차에 접어드니 두통이 애석하게도 어지럼증이 되었다. 아침에는 괜찮았다가 점심을 먹고 난 오후부터 눈앞이 새카매지고 귀가 먹먹해지면서 속은 울렁거린다. 카페 같이 딱 좋은 온도에 편하게 앉아있을 때 조차 이 증상이 나타나는데 처음엔 많이 당황했고 힘들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반갑지 않은 증상이다. 일단 어지럼증이 사라질 때까지 충분히 앉아있다가, 울렁거리는 속에 혹시나 하고 화장실을 찾는다. 혼자 밖에 있을 때 쓰러지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난다. 철분 양도 늘렸는데 아직 효과는 없다.
1시간도 채우지 못한 채 읽고 있던 책을 정리하고 정신줄을 붙잡고 깊게 심호흡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돌아오자마자 속을 게워내고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도 한동안 어두운 시야와 먹먹한 귀의 상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