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붕 하늘을 날아서
저 끝 달나라에 닿으면
그리운 아이 나타나
천천히 오라며 웃음 짓는다
나는 아니라고 더 가야 한다며
구슬 같은 땀 똑 흘리며
더 큰 웃음 웃으려다
아이코 꽝 넘어져
너에게 우스꽝스러워진다
그래도 뭐 어떠니
너와 나인데 그쯤이야
더한 것도 해냈던 우리 아니겠어
툭툭 털고 일어나
늦어지면 들어갈 수 없는 곳
메고 갈 것이 많거든
바쁜데 밧줄에 묶여 나올 수 없기 전에
어서 어서 가야지
어랏, 거기서 뭐 해 졸음에 눈만 끔뻑끔뻑
갑자기 무슨 일이야
도망치듯 떠났으면
천둥 치듯 정신을 번쩍 차리고
일어나야 갈 수 있지
자꾸 흐트러지면
너와 나는 다신 만날 수 없어
떠나란 말이야
움직이랴 말이야
서있지 말라고
그래 다시 내 손 잡고 일어서자
잘했어
역시 넌 내 착한 친구이자
함께 하는 동지
이곳만 벗어나면
우린 훌훌 털고
먼지처럼 가볍게 날아다니며
세상을 유영할 거야
아무도 닿지 않게
누구도 올 수 없게
그렇지만 친절한 편이어서
상냥하게 대해줄 수는 있지
그래도 아무도 모르는 게 있지
너와 나는 이곳에 없다는 것
보이지 않기에
어딘지 모르는 게 흠인 듯
그렇지 않아
여기는 우리들만의 Parad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