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각인형 같이 서있는 너를 보고
할 말이 생겼는데 닫는다 그냥
그 얼굴 곧 울먹일 듯 보여
내 손으로 감아주고 싶다
처량한 것도 아닌데
왜 그리 기억에서 맴돌다 기웃거리는 건지
떼어낼 껌딱지인 양 성가신 모양새가
오늘 밤은 다 잤다 물어내라 내 눈
가시나 정 많아서 배시시 웃고 있는 거 봐라
그러니 네가 아픈 거다
그러니 네가 슬퍼 눈물이 그렁그렁한 거다
속에 있는 걸 보여주지 못하니 울음만 참는 거다
내 너 언니도 누구도 아니지만
딱하게 서있으니
방말이질 치는 애석함에
가슴이 퍼렇다 못해 푸르뎅뎅해졌다
너 놓고 어디도 못 가게 만드는
독한 가시나 내가 너 때문에 정신이 오락가락
오늘을 사는 건지 어제 그대로인지
사리분간을 못하겠다 제발 좀 다부지게 살거라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말은 인색한 스쿠르지 같아
겪지도 않은 이가 하는 신선놀음의 이야기
그리됐음 누가 죽고 누가 고통 속에 살겠어
희미하게 변하지도 않기에 그렇게 사는 거지
목각인형 너도 웃으란 말은 못 하겠지만
울 필요도 없다 기억되게 조용히 읊조리렴
내가 있고
네가 있으니
그래도 너무 검은 밤은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