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벨라Lee Oct 02. 2024

그게 진짜 너야

불러서 오는 그곳 어디께 서있다 바라본다

머금다 사라지는 안갯속 고불거리는 길을 지나다

언뜻 비쳐 보이는 그림자에 흠칫 놀라 가만가만 본다

아무 소리 없이 고요한데 무슨 연유인지 누가 있을 것만 같다


찾아본다 한들 찾아지지 않고

비워낸다 한들 비워내지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계속 헤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생각하다

그래 그랬지 그랬었지 그랬겠지 이내 끄덕인다


잡기 위해 애썼던 시간들이 이제 빛을 내려나

켜지지 않는 렌턴을 들고 요리조리 살펴본다

부끄러워만 하던 조용했던 네가 넌지시 고개를 든다

내가 찾았던 건 다른 누가 아닌 내 본모습이었나


숨기려 했던 조그마해진 나의 모든 것이

이제 살아나 큰 바다에서 유영하려는 몸짓에

그 펄럭임에

두려워진 마음 여미고 육지로 돌아갈까도 싶다

하지만 이젠 다르고 싶은 내가 있다


걸어간다 뚜벅이

뛰어간다 펄쩍이

날아간다 훨훨이


이 중에서 내가 가는 길

어디까지일지 아직은 몰라

가도 가도 끝이 없었으면

그래서 뒤를 안 봤으면


작고 작은 나의 꼬맹아 잘 가 

이제 머뭇대는 뒷걸음질은 없을거니까

가다가 가다가 팔다리 시큰거릴 때쯤

별거 아니게 돌아보고 웃어봐

너의 진한 땀방울에 꽤나 개운해질 것이야


파도를 데려와 타고 가자, 힘차게

바로 그 아이가 진짜 너야

당차다 못해 무모하리만치 용감무쌍한 


작가의 이전글 안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