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두둑
손으로 내리는 비의 촉감은
털썩 내려앉은 내 어깨의 시들함과 비슷해
화려하게 비추는 시선들 속에서
내 눈은 자리를 잃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만
마땅히 머물지 못해 안절부절 쫓기는 듯하다
커다란 이불이 되어준다던 너의 말은
희소해서 좋았고 거드름이 없어 믿었다
내손 꼭 잡지 않고 적당한 틈을 주었기에
갑갑하지 않아 그 새로 평온한 숨 쉴 수 있었다
내동댕이 쳐진 지금에야 깨닫는다
진실은 없다는 걸 진짜는 길지 않다는 것
그날 잡혔던 내 손은 순간적인 연민이었나
차가운 결말의 예고편이었던가
눈물에서 비가 오니 세상이 흐리고 어둑해
으스러지듯 나를 껴안고 폭주하듯 소리를 낸다
너는 어디 있냐 물어보지만
다시 날 기억하는 그들의 눈빛이 무섭다
날이 서린 오늘이 매서워 시리고 서럽다
주저앉는다
내리꽂는다
심장의 칼날이 날 부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