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으로 연락처 정리를 한다. 요즘은 sns 팔로워나 친구 목록도 정리를 한다.
원래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연락처까지 정리하는 날 보며 대학교 때 친구는 나중에 혹시 그 연락처가 필요해지면 어떡하냐고 대신 걱정을 해주었다. 실제로 정리(정확히 말하면 ‘삭제’)한 연락처로 인해 연락을 하지 못해 아쉬웠던 적은 한두 번? 그것도 뭐 연락처가 없으면 어쩔 수 없지... 하는 정도의 아쉬움이었다.
연락처를 정리하다 보면 ‘아... 이 사람 누구지?’ 싶은 정말 기억이 안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정리 1순위. 그리고 ‘아... 이런 사람도 있었지...’ 싶은 사람 중에 오랫동안 연락을 안 했어도 좋은 추억이 있는 사람은 남겨둔다. 그다지 추억도, 연락도 없는 사람은 당연히 정리. 약간 방 청소하듯이 연락처를 정리한다.
오늘은 sns 팔로워 정리를 했다. 지금은 비공개지만 계정이 공개일 때 정말 생판 모르는 사람이 팔로우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은 정리했다. 어차피 교류도 없고, 영혼 없는 좋아요를 위해 나를 팔로우했을 사람이니까. 요즘은 유령 계정 때문에 해킹이 되는 경우도 있어 유령 계정 같이 보이는 사람들도 정리했다. 막연히 인맥을 위해 서로 팔로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사람, 하지만 전혀 교류가 없는 사람들도 정리했다. sns를 자기 홍보용으로 쓰지 않으니 내가 보여주고 싶은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꼭 방 청소를 마치고 해묵은 짐들을 정리한 것처럼 개운해졌다.
언젠가 필요한 사람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남겨두어 봤자, 정말 필요할 때 부탁할 수 있을 정도의 친분도 되지 못한다. 적어도 지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추상적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닌 진짜 마음과 마음의 교류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