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는 요즘 구름에 대해, 떨어지는 낙엽에 대해, 겨울잠 자는 동물에 대해 물어온다. 그럴 때면 나는 생각나는 대로 얼버무리며 대답을 하는데(동물들은 왜 겨울에 자? 추워서 먹을 게 없으니까 그런 거 같은데. 불쌍해.) 오늘은 별에 대해 물어 왔다. 밖이 아니라 마침 집이었기에 중고로 구비해 놓은 프뢰벨 자연관찰 시리즈 <별>을 책장에서 꺼냈다. 오후 해가 짧게 방안을 비추었고 우리는 침대에 엎드려 <별> 책장을 넘겼다.
밤하늘이에요
캄캄한 밤하늘을 올려다보세요.
별은 자신을 태우면서 계속 빛을 내요.
별은 산산조각이 나서 우주 속으로 흩어져요.
부서진 별 조각과 가스는 우주 속에 흩어져 있다가 다시 모여서 별이 되지요.
-프뢰벨 자연관찰 시리즈 <별>에서-
책장을 덮고서 “별은 자신을 태우며 빛을 낸데”나도에게 말했고 나도는 “응”이라고 대답했다. 나도는 거실로 나가고 나는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엄마, 남자가 힘이 세지?
소파 근처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나도가 미역국을 끓이려고 가스레인지 앞에 서 있는 내게 묻는다.
어릴 때는 남자와 여자가 비슷한데 나중에는 남자가 키도 크고 힘도 세지지.
왜?
음, 엄마 생각에는 아주 옛날에 남자는 밖에 나가 사냥을 했거든. 사냥한 동물을 여자에게 가져오면 여자는 요리를 하고. 그러다 보니까 남자는 힘이 세야 하지 않았을까. 지금은 여자도 밖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에서 나도는 흥미를 잃었는지 다시 장난감으로 시선을 돌렸다. 역할의 필요에 따라 남녀 구별이 지어졌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나도는 이 주제에 더 이상 관심이 없어 보였다.
저녁을 먹은 후 소리는 소파에서 책을 읽고 나도는 소리 옆에서 피규어를 가지고 놀았다. 남편과 나는 식탁 위에 맥주 한 잔씩을 두고 남은 반찬을 먹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무슨 이야기 중에 왜 그렇게 급발진이야, 남편은 내가 예민하다는 듯 반응했고 나는 급발진이라는 말에 기분이 상해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남편과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도와 내 눈이 마주쳤고 나도야, 아빠가 이상한데 말하며 식탁을 정리하려고 일어섰다. 내가 일어서는 것을 보자 아직 식탁의자에 앉아 있는 남편에게 나도가 가까이 다가왔다. 남편의 귀 부근에 얼굴을 대고서 아빠, 남자는 사냥을 해서 힘이 세니까 여자를 도와줘야지. 나도의 말에 소파에서 책을 읽던 소리와 남편 나까지 웃음을 터트렸고 쑥스러움이 한 스푼 섞인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서 나도는 우리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