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생활
무언가를 찾기 위해 행동하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건물 안. 관같이 생긴 기다란 목재 상자 같은 곳에 숨었다가 발각됐다. 남자가 문을 열고 당신은 떠나야겠는데 말한다. 상자 째 어딘가로 옮겨진다. 트럭 위 같은데 알 수 없다. 누운 자세에서 들려오는 건 차 소음뿐
엄마 수박 줘. 직사광선을 막고자 반 내려온 블라인드. 송풍으로 작동되는 에어컨. 회전으로 돌아가는 흰 선풍기. 배경음악처럼 깔리는 모터 소리. 여기가 어디지. 수박 주라니까. 아이의 채근에 몸을 일으킨다. 25년 8월 여름으로 돌아온다. 한 손에 책을 쥐고 소파에 누웠다 잠든 한낮
엄마 나는 소시오패스가 되고 싶어
왜
그냥
엄마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복수할 수 있나
글쎄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위해 복수하는 사람일 걸
그래도 엄마 나는 소시오패스가 되고 싶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아무렇지 않은 건 매력적이지.
난 존재하느라 으깨어진 것 같아.
그게 내게 글을 쓰겠다는 욕망을 주지.
<이게 다예요>의 뒤라스
사랑으로 읽을 수 있는 <연인>을 나는 고통과 결핍으로 읽는다.
난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이 부분을 아이가 반복해 부른다. 슬프게는 아니다. 벌레가 들어가는 재밌는 노래일 뿐이다.
과몰입이 특기인 청승맞은 엄마는 한 마디하고 만다.
엄마 눈에 우리 나도는 언제나 빛나는 멋진 별이야.
벌레를 노래하며 방안을 돌아다니던 아이가 소파에 앉는다. 반짝반짝하다. 눈물이 맺혀 있다.
아이를 씻기고 나온 남편이 수건을 던진다. 수건은 넓게 펴져 거실에 누워 있던 내 얼굴을 정통으로 덮는다. 홀딱 벗은 아이가 깜짝 놀라 달려온다. 너무 한 거 아니야. 네가 옷 입혀(이 말을 할 때 아이는 아빠 목소리를 흉내 내어 낮은 음성으로 말한다.) 아빠가 엄마한테 수건 던졌잖아.
누운 자세로 나는 웃는다. 소파에 앉은 소리가 웃고.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려는 남편이 웃고. 한 손에 수건을 든 나도가 웃고. 모두 웃는다. 웃느라 정신없다.
훌륭한 해석이야, 나도야. 아빠 마음을 어떻게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