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명의 5세 아이들을 뒤에서 지켜본다. 두 명씩 손을 잡고 도서관 현관에 들어선다. 무리와 떨어지는 아이가 생길까, 넘어져 다치지나 않을까,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소리와 나도를 데리고 다니던 때 보다 나는 더 긴장한다. 빙 둘러서서 인사를 나누고 주의 사항을 듣는다. 잘할 수 있지요, 도서관 관계자분의 질문에 “네”아이들이 씩씩하게 대답한다.
낮은 의자와 테이블이 놓인 적당한 온도의 쾌적한 도서관 안으로 들어간다. 사서 분의 설명을 듣고 아이들은 흩어져 책을 구경하고 읽고 싶은 책을 한 권씩 가져온다. 둥근 테이블, 네모 테이블, 일인 테이블. 원하는 테이블 의자에 앉아 책장을 넘긴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가 많아선지 그림이 화려하고 생생한 팝업북을 아이들이 좋아한다. 책장을 넘기며 와 감탄사가 나온다. 같이 보자고 나를 큰소리로 부르기도 하고 이거 보라며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한다. 나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이라고 주의를 보낸다. 아이는 싱긋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큰소리를 내든 말든 너는 예쁘지. 그런데 도서관 안에서는 조용히 해야 해라는 의미를 담은 행동이다.
소리와 나도를 데리고 도서관에 다니면서도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아이들이 정숙하지 않고 보통 목소리로 책 얘기 정도는 나눌 수 있는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블록 놀이처럼 책을 가지고 자유롭게 놀이할 수 있는 도서관. 도서관 안에서 정숙은 어른들 이야기고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조용히 해야 해, 안 돼, 뛰지 마. 주의 사항만 잔뜩 듣는 도서관 안이 아이들이 편할 리 없다. 책을 더 멀리하게 되지 않을까. 혼나기만 해야 하니.
평소 내 생각이 어떻든 현실로 돌아와 공공장소에서의 예절도 고려해야 하니 주의를 주되 부드럽게, 아이들 기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주의 주려는 행동을 이어가는데 짧은 머리의 중년 여성분이 “당 충전도 하셔야죠.” 말하며 커피 사탕을 내민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사탕을 받는데 “일하기 어떠세요?” 묻는다. 곤란한 질문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 질문은 저쪽에서 아이를 살피고 있는 경력이 오래인 담임교사에게 물었으면 좋았을 텐데. “일한 지 얼마 안 돼서요. 잘 모르겠는데 아이들은 예뻐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그래서요, 그래서 물어본 거예요. 아이들을 예뻐하는 게 눈에 보여서요.”
“그게 보이세요?” “네.” 그분이 자신 있게 대답한다.
도서관 관계자분이라 견학을 온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으레 하는 질문이라 생각했는데(서류상에 필요할 수도 있는 공적인 질문) 내 표정을 보고 나온 개인적인 질문이라는 말에 놀란다. 내 표정이 외부로 표출되고 그것을 읽고 있는 이가 있다는 것에서도. 일을 시작한 이유는 저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종일제로 일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반일제가 가능한 직업이라 (적게 벌더라도 안 버는 것보다는 나으니) 선택한 것인데. 살기 위해 어떻게든 흘러든 곳에서 즐거움의 신호를 읽는다. 내가 읽었다기보다는 아무 상관없는 이가 알려줬다. 그렇다고. 예뻐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