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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g히다 Oct 20. 2023

너무 크게 감정 다치지 않기

사사사전략 마음의 쓰레기를 메모지로 날리기

지하철  벤치 남자


이른 시간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벤치에 앉아있는 내게
남자가 다가와 옆자리에 앉는다.

읽고 있는 신문을 "한 장만 줘봐"라고 반말이다.

반말은 또 이어진다.

"언제 꺼야"

대답을 못하고 있으니

"어제  것인지 봐봐. 거기 쓰여 있잖아"

답하고 싶지 않아 일어서서

대기선 두어 칸을 걸어갔다.

반말쟁이 그 남자는 나를 향해 소리를 높인다.

"요즘 것들은 싹수가 없다니까"

"대답을 할 줄 몰라요. 대답을."

"으이 빌어 먹을 세상!"




나 다독이기


누가 열받아야 하나?

오히려 내가 아닌가.

아닌 말로 아침부터 웬 D.D!

이 싱그러운 아침에 기분을 망칠 수는 없다.

잠깐 스치고 말 인연인데 너무 크게 감정 다치지 말자. 마음의 평정. 아자. 아자.




나 다스리기


아무리 다독여 엿같은 기분은 남아돈다.

마음의 쓰레기가 고스란히 쌓여가는 아침. 

매일 아침에 일어나 행복애게 안부를 묻는 나의

이 아침을 어쩐다?!


불쾌 감정 쓰레기를 독백 메모로 써서 날리자


언제 거야?

오늘이다.


요즘 것들?

너는 구석기시대 것이냐.


싹수가 없다고?

니 싸가지는 더 싹수가 없어.


반말하지.

이른 아침부터 기분 더럽히지.

무경우지.

막돼먹은 남자구만.

조심해~ 라!

요즘 세상 변했다.

임자  제대로 만나면 넌  혼줄 다.

기분 상하고 싶지 않아 그냥 넘어간다.

오늘 운 좋은 줄 알아라.


목적지에 도착해 마음의 쓰레기를 기록한 메모지를 구깃구깃해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아까 일은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새 출발!


아침부터 나를 다독이고 다스리며 

애써 마음 정돈 휘파람을 분다.

무경우인 사람이 있어야

경우진 사람도 보이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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