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갖지 못한 탁월한 능력을 동시에 망설임 없이 쏟아낸다. 'ctrl C ctrl V' 그녀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언제나 들켜버리고 만다. "이제 , 그만"하고 외쳐도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만이 어딨어. 당신이 보여준 대로야.'
강경한 그녀를 말 릴 길이 없다.
"보여준 대로! 보인대로!"
하나, 보여준 그 모습대로 그냥 인정. 하나, 내가 그냥 투명해지는 수밖에.
거울이니까.
거울을 보며 똑같은 성향 중 하나가 선물이란 생각이 든다.
선물은 평상시에 '보여준 대로, 보인 대로' 마음을 얹어서 준다.
늘 귀걸이와 보석 핀, 붉은 계열 루즈, 짙은 색 의상과 선명한 색의 스카프를 착장하고
책상 위에는 항상 음악이 흐르고, 수경식물 화병을 놓아둔 채 자주 차를 마시고,
틈만 나면 글과 그리기를 즐겨한다.
내가 받는 선물은 늘 뻔했다.
귀걸이. 보석 핀. 핑크빛, 오렌지빛, 레드 빛 루즈 노랑, 그린, 핑크, 주홍, 보랏빛 스카프 음악 CD, usb, 음악 관련 과 그림 관련 책,
긍정서적, 시집, 색연필, 크로키 북
수경식물과 화병
차 종류
변함없는 선물류에 포커페이스가 저절로 된다.
일단 선물을 받았으니 첫째, "고마워" 둘째, "이런 걸 뭐~, 고마워요" 셋째, "안 해도 되는데" 30~40년 동안 나의 꾸민 교양 언어들은 초등학교 때 억지로 암기했던 국민교육헌장만큼이나 잘도 외워진다. 기쁘지는 않지만 기쁜 척. 감사하지는 않지만 감사한 척 자동모드가 되어 낭독한다.
선물이니까.
다른 선물을 받고 싶어서 내 생활의 틀을 바꾸어 봤지만, 그들이 주는 선물은 오랫동안 나를 익숙하게 보아왔던 그 틀 그대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