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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g히다 Mar 02. 2021

삼일절 한강 비 10000보

오늘도 나다움

'비가 와도 10000보는 걸어야지.'
한강으로 나선 길.
우산이 바람에 흔들린다.
한강으로 유입되는 배수로의 거센 물소리 외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오늘은 3월 1일. 

삼일절이라고 인식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다.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 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은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

- 삼일절 노래 -


4,5십 년 전 누가 먼저 잘 외우나로 경쟁심을 키워주던 초등 암기 시절이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요구하는 무엇이든 먼저 외우는 자에게 특혜가 부여되었고,

덕분에 오늘날 가물가물하나마 거의 완벽하게 꺼낼 수 있다.

암튼 오늘은 선혈들의 공로로 이렇게 한강이 다시 흐르고 있으며 훌륭한 국가가 되었음은 확실하다.

선조님들께 감사. 감사드려야 함은 당연하다.


한강은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

다시 흐르고 있는 그 한강을 비바람이 부는 3월 1일

이 나라를 위해 제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체력 다지기로 '한강 만보 걷기'를 했다.

방수 옷이 무색하다. 물이 흐른다. 그래도 오늘 내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다.


 


한강이 그런다.

"이 날을 길이 빛내자"

'넵!'



강 건너편 63 빌딩이 내게 이른다.

"선혈들의 피를 헛되게 하지 마라"

'넵.'


'오늘이 있기까지 애써주신 선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당신들 때문에 한강이 여전히 도도히 흐르며 그 절개를 굽히지 않나 봅니다.'

맞은편 여의도 63 빌딩이 답한다.

"맞다."


완벽하게 나와 그 사람뿐이다.
한강이 우리 것이 되었다.


언제나 굽힘 없이 당당해서 좋은 한강.
아파트 근처 가까이에 있는 공원보다 한강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걷다가 생각 하나 꺼내고 

또 걷다가 생각 두 개 꺼내고

또 걷다가 작정하지 않은 생각 여러 개 꺼내어 참신하게 즐거워할 수 있어서이다.
좋다.
특히 삼일절인 오늘. 

"대한 독립 만세"가 저절로 외쳐질 만큼.


내가 나라를 위하여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 당연한 것 제대로 하기*

1. 코로나 19 행동수칙 당연히 지키기

2. 내야 할 세금 즐거이 모범 납부하기
3. 내 건강 잘 지켜 대한민국 건강하게 지키기.

참 작은 일인 것 같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부터 제대로 체킹!


선조들이 그러신다.

"그래요. 그렇게 하기로 해요."
"삼일절에는 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마음을 써본다는 거 그거 좋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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