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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적아빠 Oct 02. 2022

'방학'에도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 나라

요즘 들어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동네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에는 
그만큼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엄청난 매력이 숨어있다.

- 어느 작가의 글


아~ 아쉽다. 여름이 끝났다.


난 여름만 다가오면 극성수기가 된다.

여전히 할 일들을 하면서, 4명의 아이들과 여름을 즐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위해서 글을 쓰는 것도 미루고 있었다. 무려 120일 동안 쓰지 않았다는 알림을 받았을 정도로. 설마 그 정도일 줄은... 시간 참 빠르다;; 반성 중;;


여름이 오기 전에는 더 더워지기 전에 아이들과 놀러 다녀야 하고,
막상 여름이 오면, 너무 더우니까 아이들과 물놀이 등을 더 다녀야 하고,
여름이 끝나가면, 이제 좀 덜 더우니까 추워지기 전에 또 많이 놀러 다녀야 하고...^^ㅋ;;


그래도, 셋 중에 하나를 꼽자면 역시 '여름에 하는 물놀이'가 최고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시간이 날 때마다, 4명의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장, 수영장, 계곡, 바다' 등을 돌아다녔다.


아빠가 되고 나서, 

이렇게 여름마다 4명의 아이들과 물놀이 등을 열심히 하다 보면, 늘 깨닫는 게 한 가지 있다.

'확실히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라는 사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남긴 기록(책)들을 읽으면서, 그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늘 말해왔던 그 문장.


'잘 찾아봐라. 행복은 진짜로 멀리 있지 않으니까...'


아빠가 된 나에게 있어 최고의 행복은, 

역시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아마도, 부모가 된 분들은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 역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깨닫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난 총각이었을 때보다도, 

아빠가 된 이후에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이 실행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더 많은 시도를 하고 있고, 더 많이 찾아보고, 세상을 더 많이 돌아다녀보고 있다.


< 바로, 내 가족들과 나의 행복을 위해서. >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나와 함께 사는 사람들도 '그만큼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이 줄어든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예전에도 말했다시피 우리는 '평일' 중에 하루를 시간 내어 놀러 다니거나 나들이, 당일 여행 등을 다니고 있다.

우리 가족이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그리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여유를 갖고서 살아가고자 함을, 평일에 한 번 잠시 쉼으로써 늘 '마음'을 다 잡는 것이다.


현재, 바쁜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게 우리 가족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매주 평일에 잠시 멈춰 쉬면서 주위를 둘러본다면, 아마 지금의 대한민국이 보일 것이다.

왜, 대한민국이 세계 중 유일하게 가난했던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지금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세상을 보게 될 것이고, 그래서 여전히 피곤함에 웃음기가 사라져 버린 사람들의 모습들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왜 그렇게나 떨어지는지 알고 싶다면, 평일에 쉬면서 주위를 한 번 둘러보자.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좋다.


웬만한 곳을 다 다녀봤지만, 어느 곳을 가든 평일에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이 옹기종기 모여 계실 뿐이다.

어디를 가든 부모와 아이들, 젊은 이들은 정말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만나기가 힘들 지경이다.

과연, 거짓말 같은가?


그럼, 관광지가 아닌 곳으로 평일에 한 번 시간을 내어 가족들과 함께 가보도록 하자.

그 흔한 공원에서 조차도 한낮의 여유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나이 드신 어르신들뿐이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평일 길거리에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들, 학생들, 젊은이들의 수가 그리 적지 않을 텐데도 학교가 끝났을 시간조차도 밖에 나와서 놀거나 삶의 여유를 느끼며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여유를 느끼라고 만든 장소들에도 정작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없다. 하물며 그들의 부모님들도 없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들의 영상들을 찾아봐도, 우리나라만큼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찾아볼 수가 없는 나라도 참 없다.

하물며 찾더라도, 어딘가를 바쁘게 가고 있는 아이들과 젊은이들만이 있을 뿐이다.


여유가 느껴지는 장소들을 찾다 보면, 나이 드신 어르신분들만이 서로 유유자적 대화를 해가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을 뿐이다.

[유유자적 : 속세를 떠나 아무 속박 없이 조용하고 편안하게 삶.]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평일에 어디를 가든지 별로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많을 일은 절대로 없을 테니까. 

하다못해 '놀이동산' 조차도 무척 한가하다.

(단, 시내 한복판에 있는 관광지와 다름없는 '롯데 월*'만 빼고서.^^;)


그래도 방학기간이 다가오면 은근히 긴장을 하긴 했었다.

'올해에는 혹시 사람들이 많은 거 아니야?' 하고서.

점점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되면서, 이제부터라도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하지만, 늘 그렇듯 매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방학 때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방학했는데도 왜 이렇게 애들이 없는 거야?"


평소에는 아예 한 명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면, 그래도 방학은 했기 때문에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좀 보이긴 했었지만 그래도 몇 명뿐이 보이지 않는다.


평소에는 아예 전세 낸 것 같고, 방학 때는 부분 전세를 낸 듯하다.


< 단, 주말에는 어디를 가든 미어터진다. >

그게 가족들과 힐링을 위해서 간 것인가, 더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위해서 간 것인가, 아니면 부모로서 의무 방어전으로 간 것인가...


물론, 우리 역시 주말에도 놀러 다닌다. 사람들이 많을 때 노는 그 기분도 나름 재미가 있기 때문에.

확실히 사람이 많은 게 더 좋긴 하다. 미어터질 정도만 아니라면.


하지만, 갈 곳이 매우 제한적인 대한민국에서는 주말엔 확실히 미어터지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 가기는 할까? 일하느라 힘들어서 주말마다 가는 부모도 잘 없으니까.


그럼, 아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언제, 어디에서 이 큰 세상을 느낄 수 있을까?


'학교, 학원, 동네'라는 틀에서 과연 1년에 몇 번이나 벗어나서 이 삶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 10대, 20대, 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이유, 

OECD 나라 중 행복지수가 꼴찌인 이유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지 모르겠다. 

(뭔 재미가 있어야 살아가지 않겠나, 살아도 지옥 같은데.)


누군가 했던 말을 끝으로 이번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어렸을 때 마음껏 놀았던 아이들은, 결코 스스로 세상을 버리지 않는다.

- 어린이 놀이운동가 편해문

확실히 하자.

나는 많은 이들을 만족시키고, 동의를 얻기 위해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어느 단 한 사람만을 위해서라도 계속 글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이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이라면 그냥 지나쳤으면 좋겠다.


괜히, 삶에 정답이 있는 척, 정해진 길이 있는 척, 다른 이들을 현혹시키지 말길 바란다. 

그게 당신에게 어떠한 이익을 가져다 줄 지언정, 어떤 이들에게는 고통을 더 가중시키고 있음을, 

그리고 그렇게 간접적인 살인을 하고 있음을 알라는 얘기다.

인간의 삶에 정답은 없다.
그저 당신이 살고자 하는 그 삶이, 당신에게는 정답일 뿐이다.

- 어느 작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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