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같아
매일 글을 올릴 때는 꿈속에서도 타이핑을 했지만.
내 글만 올리고 소통을 등한시한 것 같다는 핑계를 대면서 내 글을 안썼다.
그동안 피딩돼 올라온 글들을 읽었다. 읽다 보면 4시간이 훅 갔다. 그러면 졸렸다. 졸리면 의자에 기대어 졸았다. 가끔 댓글도 달았다. 댓글에 신경을 쓰다 보니 꿈속에서도 댓글을 달았다.
댓글이 비교적 많이 달린 작가님들에게는 내가 또 댓글을 달기가 머쓱했다. 바쁜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았다. 망설였다. 생각만 하다가 나왔다. 라이킷만 했다. 미안했다.
훌륭한 작가님들의 지식을 모두 머릿속에 쳐 박으려 구독을 계속 눌렀더니, 알림이 하루 종일 울렸다. 다 읽지도 못하고. 내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구독을 취소 정리했다. 미안했다.
59번째 글 '중2, [선생님 사랑] 아름다움이 우릴 구원할 거야'를 쓴 지 15일째가 되니 브런치 시스템에서 오늘 아침 알림이 왔다. 브런치 시스템 자동 메시지일 거라 생각했다. 이런 시스템도 만들어 놓다니. 쓰다가 오래 안 쓰는 작가들이 꽤나 있나 보다.
브런치가 나를 점잖게 혼냈다. '근면 성실'이란 덕목을 상기시켰다. 브런치는 책으로 유혹했다. 그리고 내 시선을 언급했다. 이 시선 부분에서 잠깐 멈췄다. 누구나 자신의 시선이 있지. 나도 나만의 시선이 있지. 나만이 할 수 있는 짓. 그게 뭘까.
그렇지 않아도 오늘 새벽에 꾼 꿈이 있어서 카톡에 적어 놓았었다. 아침에 몇 자 끄적이는데, 브런치 알림이 온 것이었다. 깜딱이야. 뭐야 이건? 하다가 쓰던 꿈 이야기를 잠시 내려놓았다.
대신 차 안에서 노래를 불렀다. 서영은의 '꿈을 꾼다'를 따라 불렀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녹음을 했다. 녹음한 걸 아내에게 카톡으로 전달했다.
"이 노래 브런치에 올려볼까 해" 내가 말했다.
"아마추어 같아. 가수가 괜히 가수가 아닌 걸 절실하게 알게 됐어" 아내가 말했다.
그럼 됐어. 브런치에 올려야지.
독자들은 말하겠지. 자기가 뭐 노래 잘하는 줄 아나 봐. 별꼴이야. 여기가 글을 올리는 곳이지. 노래방이야? 한가로이 자기 노래나 들어주는 곳인 줄 아니 봐. 웃긴다 정말.
그럼 됐다.
왜냐고요? 웃기려고 올렸거든요. ㅎㅎㅎ
이게 오늘 나만이 할 수 있는 짓일까.
노래를 아래 붙이고 보니
뒤통수가 따갑다.
< 자표심이 따라 부른 '꿈을 꾼다' >
혹시 너무 힘이 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