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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의 숲 Jun 05. 2022

맛집 대기줄

1등으로 먹자며 호기롭게

달려간

숲 속의 귀한 막국수 맛집


대기번호 60번대와 100분이라는

예상 대기시간이

붙어버린 뱃가죽을

더더욱 압박한다


운 좋게 자리 잡은

대기공간의 의자와 탁자를

차지하고

점령지에 깃발을 꽂은

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편다


에코백에 담아 간 책을 펴고

한두 페이지 글을 읽지만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핸드폰을

부여잡는다


핸드폰 화면과

눈앞의 초록빛 녹음을

번갈아 보며

시간을 보내보지만

결국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다리는 사람들의

각양각색


반바지에 털이 수북한 수다쟁이 대학생

1초도 입을 다물지 않고 조잘대는 초등학생

부모님이 배 고프실까 좌불안석인 아주머니

화장실을 계속 들락거리는 아저씨까지


맛집 대기줄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은

이후 음식의 맛을 한껏 올려줄 MSG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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