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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의 숲 Jun 12. 2022

어머니와의 여행

파란 하늘에 흰 뭉게구름이 빨래판처럼 펼쳐진

어느 5월의 주말에 어머니와 여행을 떠났다


"새만금의 도시, 군산으로 출발!"


신나게 외치며 톨게이트로 접어드는 찰나

길을 잘못 들어 사고가 날 뻔했다


"아침 일찍이라 졸린가 보네"


이어지는 어머니의 잔소리는 힘없이 따뜻하다


2시간 넘게 달리고 달려 도착한 여행지에서

기다리던 고추짜장을 입에 문다


호로록, 면치기는 이런 것이라며

춘장을 입에 묻힌 어이없는 모습에

어머니는 밝게 웃으며 짜장면에서 고추를 골라낸다


너무 맵다며 빵을 먹어야 된다는 아들은

어머니를 '군산의 명소' 이성당으로 인도한다


이 빵집의 역사를 줄줄 꿰고 있는 아들은

야채빵과 팥빵을 커다란 쟁반에 받아 들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린다


"이 빵집이 니 빵집이냐"


남 좋은 일만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말소리가

유난히 가슴에 맺힌다


by 피터팬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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