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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와의 첫 만남 : 북커버 디자인

- 아니 에르노의 책 <부끄러움>을 나만의 스타일로

by 아로하

디자인 작업물 가운데 가장 자신이 없어서 내놓기 힘들었던 작품.

그럼에도 아니 에르노에 대한 존경과 그녀의 소설 <부끄러움>에 대한 애정을 담아

간단하게 일러스트해보았습니다.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는

비교적 늦은 나이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인데요.


그녀의 작품 대부분이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어

*오토픽션(autofiction. 자전적 소설)

늘 평단의 이슈를 몰고 왔던 작가입니다.


자신의 실제 불륜과 낙태 등의 경험을

가감없이 묘사

개방적이라는 프랑스 사회에서도

논란이 되었었죠.


그녀에 대한 관심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작년 가을부터 접했던 것 같네요)

<부끄러움>이란 작품을 통해서

아주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여튼 이 소설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마음에서

아주 간결하게 표현한 북디자인입니다.


사실 어디 내놓기 어려울 정도로

디자인이라 하기 어렵지만

"구색을 갖추려했다" 정도로 해두겠습니다.




이 책 디자인에서 신경 쓴 부분은

바로 이 소설의 첫 문장인


6월 어느 일요일 정오가 지났을 무렵,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다

는 다소 충격적인 부분인데요.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싶다는 마음에

이 첫 문장을

이 표지의 핵심으로 다뤄보려 했는데,

그리 눈에 띄는 것 같진 않습니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부끄러움이란

바로 어린 시절

부모님의 격렬했던 다툼? 싸움?의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그저 일상적인 부부싸움이라고 하기에는

공포스럽기도 했는데요.


이 장면은 어떻게 보면,

그녀의 출신 배경을 드러내는 ,

그녀의 깊은 무의식에 자리잡은 부끄러움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서나 수치심을 일으키는 '버튼'이

그녀에게는 바로 이 '장면'인데요.

그리고 그녀가 그런 경험을 극복,

아니 어쩌면 평생을 이고 가야 할 '숙명'과도 같습니다.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길었는데요.

중요한 건,

그만큼 이 소설을 애정한다는 의미.

디자인 계획서를 공유합니다.


[디자인 계획]


1. 환경분석

(소설 분석) 작가가 12살 무렵, 노동자 계급 출신 소년으로서 기독교 사립학교에 입학해 경험한 계급 간의 간극과 소외감, 주체의식의 형성을 그린 자전적 소설. 이소설은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작가 에르노가 문학적으로 정체성을 전환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 프랑스 사회의 계급 구조, 교육 제도의 불평등, 종교적 위선, 자기 발견이 주된 테마.

(타깃 독자) 사회적 불평등, 계급 문제, 자아 탐색에 관심 있는 독자층

- 자전적 이야기나 사회 참여적 문학에 감정 이입이 강한 20~40대 성인 독자

- 특히 에르노의 문학적 전환에 관심 있는 문학 전공자, 비평가적 독자층

(기존 커버 경향 분석) 프랑스 및 한국에서 출간된 일부 기존 표지는 대체로 미니멀

하고 절제된 톤, 혹은 작가의 사진이나 풍경 이미지 등을 사용해 자전성과 감정의 거리감

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음. 기존 표지에서 벗어나려면 더 주관적이고 감각적인 접근.


2. 디자인 목표 및 소구대상

(계급적 간극과 정체성의 충돌을 시각화) 여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세상의 이면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을 표현. 교육 시스템의 벽, 말 없는 차별, 혼란스러운 자아 형성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구성이 필요

(자전적 서사 + 성장기의 날 것 같은 감정 표현)‘전환점’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시각화하여, 소녀에서 작가로 변화하는 심리적 이중성을 포착

◦ 날카로운 관찰력과 내면의 긴장을 반영한 불균형, 여백, 왜곡 등의 시각적 장치 활용해 기존 커버와 차별화된 시도


3. 디자인 표현전략

◦ 강렬한 시작을 표지에 그대로 옮기면서, 독자에게 충격과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도록 함. 첫 문장을 커다랗고 대담한 폰트로 표지 상단에 배치하여, 책의 심리적 긴장감과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내고자 함.

타이포그래피: 문장 자체가 시각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굵고 임팩트 있는 폰트를 사용하고, 글자 간격을 다소 넓히거나 어긋나게 배치하여 혼란스러움과 왜곡된 감정을 전달.

메타포적 이미지: 소녀의 얼굴이 반쯤 보이거나 흐릿하게 표현된 이미지를 사용하여, 정체성의 혼란과 불안정한 감정을 나타냄. 얼굴은 밝고 깨끗한 색상으로 묘사되지만, 배경이나 주변은 어두운 음영을 주어 모순된 감정을 나타낼 수 있음.

색상: 차가운 색조(예: 차가운 회색, 푸른색)와 대비되는 따뜻한 색조(예: 짙은 빨강 또는 오렌지)를 적절히 결합하여 내면의 혼란과 갈등을 시각적으로 표현. 부끄러움과 충격의 이중성을 색상으로 강조



북디자인은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어려운 경지였는데요.

아마도 책에 대한 애정이 과다했던 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오늘의 디자인을 마치며 :)

행복한 휴일 저녁을 맞이해봅니다.


해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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