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부서원과의 개인 면담에서 들은 내용을 철저히 비밀로 해야 한다. 그래야만 둘 사이에 신뢰가 쌓인다. 부서원은 리더와의 면담 시간에 주로 고충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엔 동료, 선후배와의 갈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가령 A가 B와 있었던 갈등에 대해 리더에게 하소연을 했다고 하자. 이 사실을 들은 리더가 B를 불러놓고 "A가 이런 하소연을 하던데 어떻게 된 건가, 잘 좀 하지 그랬어?"라고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B는 A를 불러 왜 리더에게 얘기했냐고 따질 것이고, 결국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또한 A는 리더에게 배신감을 느낀 나머지 다시는 속내를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리더는 설령 A에게 들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B에게 말할 때는 "내가 보기엔 둘 사이에 갈등이 있어 보이고 그중에 B님이 원인을 제공하는 것 같은데, 이런 점은 좀 고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1인칭 시점에서 말해야 한다. 그러면 B도 솔직한 자신의 입장을 얘기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양쪽의 의견을 모두 들어볼 수 있게 된다.
1인칭 시점에서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부서원의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 감정 이입까지 함으로써 완벽히 부서원의 입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겉으로만 공감하는 척하는, 영혼 1도 담기지 않은 '그렇구나' 화법을 써서는 제대로 공감할 수 없다.
리더가 철저한 공감을 통해 1인칭 화법으로 문제를 풀어낸다면, A는 리더가 내 얘기를 철저히 비밀로 해준다는 걸 믿게 된다. 당연히 이후에도 솔직하게 얘기하게 되고 리더와 부서원 사이에 끈끈한 신뢰가 형성된다.
또한, 리더에게 얘기하면 공감해 주는 거에 그치지 않고 문제 해결까지 해준다는 믿음도 생긴다. 웬만한 갈등은 리더를 거치면 눈 녹듯 녹는다. 믿음이 생긴 부서원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리더는 더 솔선수범하게 된다. 믿음과 성과의 선순환이며, 되는 조직의 좋은 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오늘날의 상황에 맞게 수정한 제네바 선언에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나는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노라 "
리더도 부서원이 알려준 모든 비밀을 무덤까지 갖고 갈 만큼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