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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퓨처 Jun 06. 2021

딸 덕분에 브런치 글이 다음 메인에 소개되다

조회수 6만의 무게감

그저께 발행한 글 '주소를 소주로 착각한 딸'이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3개월, 15번째 발행 만이다.


주소를 소주로 착각한 딸 (brunch.co.kr)


오전에 발행하고 무심코 조회수를 봤는데, 이게 웬일인지 벌써 1,000을 넘었고 곧이어 2,000, 그리고 오후엔 10,000을 넘는 게 아닌가? 메인에 노출되면 조회수가 급격하게 올라간다고 들었는데 지금 내게 그런 일이 벌어진 건가? 조회수가 올라갈수록 심장 박동도 빨라지는 것 같았다.  


바로 유입 경로를 찾아봤다. 카카오톡, 카카오톡#뉴스 그리고 기타 이렇게 세 개의 경로로 들어오고 있었다. 카톡은 알겠는데 기타는 뭘까?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음 포탈인 듯했다. 즉, 다음 메인에 내 글이 걸린 것이다. 그래서 바로 다음 포탈을 열고 찾아봤다. 첫 페이지부터 샅샅이 뒤로 넘기면서 봤는데, 홈&쿠킹 페이지에 떡 하니 걸려있었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옛날 벽에 붙은 대입 합격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다음 메인에 걸린 '주소를 소주로 착각한 딸' (다음 앱에서 캡처함)


카카오 채널 #뉴스란에도 걸려있었다.

카카오 채널 메인에 걸린 '주소를 소주로 착각한 딸' (카카오 앱에서 캡처함)


유입 경로 중 카카오톡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매주 월, 금요일에 카톡으로 브런치 글이 발송되는데, 아마 그것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  


첫날 브런치 글들의 총조회수는 무려 2만 4천이 넘었다. 그중 '주소를 소주로 착각한 딸'이 거의 전부를 차지한 것이다.


이틀이 지난 지금 글의 누적 조회수는 무려 6만에 육박하고 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흥분이 가라앉자 갑자기 궁금해졌다. 내 글이 왜 메인에 노출되었을까?

그날의 브런치 글을 모두 읽어보고 가장 재미있는 글 몇 개를 올리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바로 글이 실린 페이지가 '홈&쿠킹' 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홈이나 쿠킹이 주제가 아니다.  

이 글은 딸아이가 피자 박스 커버의 '주소'를 '소주'로 착각한 상황을 모티브로 '무주의 맹시'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한 글이다.

글에 나오는 피자와 소주는 그저 글의 소재를 제공한 일종의 '글감'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글을 읽어보지 않고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올려지는 게 아닌가'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아무튼 딸의 행동을 매게로 쓴 글이므로, 딸 덕분이라고 보는 게 제일 정확한 것 같다.

그날 딸아이가 주소를 소주로 착각하지 않았다면 글도 탄생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이유야 어쨌든 글이 메인에 올라가니까 기분이 뛸 듯이 좋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 글이 무려 6만 번 가까이 읽혔다는 사실에 부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6만 조회수의 무게감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지금은 딸 덕분에 다음 메인에 소개된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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