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스토어, 이렇게 하면 돈 낭비만 됩니다.

불편하지만 꼭 해야 할 이야기, 팝업의 진실

by Project Keepgoing

오늘은 조금 불편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팝업스토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여러 브랜드에 몸담아 리테일 트레이너로서 일을 하면서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팝업스토어를 직접 진행해 보기도 하고, 또 경험해 보기도 했습니다.


요즘에는 더현대나 성수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굉장히 많은 곳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고, 예전만큼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 더 이상 드문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드물다’고 표현하기에도 애매할 만큼, 팝업스토어는 이제 안 하면 안 되는 것 같은 필수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브랜드라면 너도나도 빠짐없이 해야 하는 행사처럼 자리 잡아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팝업스토어가 이렇게 대중화되고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아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사회와 단절된 채 집 안에서만 생활해야 했고, 온라인과 가상공간을 통해 무언가를 소비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사람들은 더 강하게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하고, 브랜드를 느끼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까지 막혀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 모든 갈증이 도심과 몰, 그리고 특정 지역으로 한꺼번에 쏟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성수, 연남, 을지로, 신사동, 갤러리아, 압구정 같은 이른바 ‘힙한’ 지역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 문화가 급격히 확산된 것도 그 맥락 안에 있다고 느껴집니다.



저 역시 그 시기에 정말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다녀봤습니다. 초창기에는 의류 브랜드나 명품 브랜드, 혹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주를 이뤘던 것 같습니다. 설화수가 전통 한옥의 미를 담아 유리 구조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던 사례나, 성수동에 디올의 세계관을 그대로 구현해 냈던 디올 성수 매장 같은 경우가 떠오릅니다. 당시의 팝업스토어들은 단순한 임시 매장이 아니라, 하나의 플래그십 스토어처럼 브랜드의 색채와 철학을 건축과 공간으로 보여주려는 시도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가 만들어내는 파급력과 효과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일시적으로 공간을 대관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신상품, 혹은 브랜드의 메시지를 담아 인테리어를 바꾸고, 체험형 콘텐츠를 구성하고,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팝업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흐름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의류, 화장품, 명품을 넘어 상품권, 식품 브랜드, 오레오 같은 글로벌 FMCG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물론이고, 심지어 한화그룹처럼 B2B 중심의 기업들까지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팝업스토어라는 문화 자체가 하나의 마케팅 도구로 굉장히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스태프로 참여해 보기도 하고, 리테일 트레이너의 시선으로 수많은 팝업스토어를 분석해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이건 정말 돈 낭비다’, ‘이렇게까지 많은 비용을 들여서 얻고자 하는 진짜 목적이 도대체 무엇일까’, ‘이 행사는 왜 하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고, 그런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팝업스토어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신상품이나 특정 제품을 알리면서 실제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느끼는 많은 팝업스토어들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팝업스토어에 들어가는 비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공간 대관 비용부터 인테리어, 설치 후 재활용이 어려운 구조물들, 운영 스태프 구성, MD 소싱, 사은품 제작, 광고와 모객, 연예인 섭외 비용까지 생각해 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 팝업을 통해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반드시 보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면 매출이라는 수치가 빠질 수 없게 되고, 결국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억지로 판매를 유도하거나, 팝업의 성격과 맞지 않는 저가 상품을 다량으로 배치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브랜드를 체험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공간이 어느 순간 미끼 상품을 파는 박람회처럼 변해버리는 순간을 저는 너무 자주 목격했습니다.


실무자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 인지도는 단기간에 수치로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출로 보여주고 싶어지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렇게까지 팝업스토어를 남발하면서 진행해야 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가장 안타깝게 느꼈던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사실 매출이라는 수치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충분히 알리고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체험 콘텐츠의 상당 부분은 외주 벤더를 통해 진행되고, 그 결과물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형태를 띱니다. 퀴즈 맞히기, 다트 던지기, 공 던져 상품 받기, 인생 네 컷 촬영, 레트로 게임과 사은품 증정, 연예인 초청 포토존, DJ나 가수를 불러 짧은 공연을 여는 방식 등. 솔직히 말하면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는 팝업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디어가 한정적인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이 행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브랜드가 왜 이 팝업을 기획했는지, 이 체험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그런 교육이 거의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외주 프로모터들은 브랜드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라 행사 대행사 소속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다 보니 브랜드의 철학과 메시지를 깊이 이해하고 전달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그저 게임 진행 요원처럼 멀뚱히 서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이 귀중한 시간과 장소, 그리고 비용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객 경험은 멋진 건축물이나 포토존, 게임 몇 개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공간을 살아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우리 브랜드에 대한 열정과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왜 이 팝업을 열었고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고객이 어떤 경험을 가져가길 바라는지를 이야기해 줄 때 비로소 그 행사는 기억에 남는 팝업이 됩니다.


저는 실무자로서 이런 안타까운 장면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렇게 팝업스토어에 대한 불편하지만 필요한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팝업스토어, 정말 필요할까요?



PROJECT KEEPGOING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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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감상평과 의견도 감사히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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