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이 미덕이라 생각하는 나는 의식적으로 더 솔직하려 노력한다. 이런 모습은 친구들에게 퍽 나쁘지 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때때로 삼켜도 되는 말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말이 다른 이의 마음에 흠집을 내는 일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솔직함은 어느 유명한 고전이나 티브이에 나오는 성공한 이들의 강연이나 영화 따위에서나 큰 미덕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에서는 적당히 약삭빠르고, 하얀 거짓말을 하며, 적당히 맞춰주는 짓이 더 현실적인 덕목이다. 남의 미움을 사지 않고, 때로는 알면서도 넘어가며, 가깝거나 먼 미래에 크고 작은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솔직해라’라는 말은 남들에게나 가볍게 하는 명백한 ‘텅 빈말’이다. 정말로 솔직하면 멍청하고 눈치가 없다며 흠씩 욕을 얻어먹을 거다. 나는 그런 ‘텅 빈말’을 하고 흠씬 욕을 하는 사람들이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손해를 보고 상처받기가 무서운 이들일 테니.
‘솔직히’ 나는 손해를 좀 보고, 상처를 좀 받으면 어떤가 싶다. 이러나저러나 손해를 보고 상처투성이인 삶이다. 여기까지만 당신이 글을 읽는다면, ‘도대체 이기주이자라는 제목이랑 이게 무슨 상관이야?’하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그저 솔직하기만 하려는 모습은 분명 이기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남에게 무언가 흠집을 내고 상처를 준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란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또 그런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한다는 의미는 ‘매우’ 이기적인 모습이다.
나 자신이 생각하고 믿는 가치를 위해 가차 없이 그런 말 따위를 내뱉다니…… 게다가 의식적인 것도 모자라 노력한다니. 세상 못된 놈이다. 그리고 이렇게 노력하는 이유도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주관적인 멋이고, 옳다는 믿음이다. 음…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명백히 나를 위해 하는 짓이다. 세상에 이런 이기적인 놈이 따로 없다. 인과응보를 믿는 나는 나를 위해 남에게 흠집을 내면 언젠가 배로 받을 거란 생각을 한다. 아마 지옥까지는 아니더라도 퍽 고통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누군가 나의 말에 상처를 받는 사실을 알지만 삼킬 생각은 당분간은 없다. 그러니 조심하시라.
이런 이기적인 놈을 보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