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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Apr 14. 2021

문제 해결자로서의 기획자의 역량은?

- 트리플 사업부문장 양효선 님 인터뷰

기획을 잘하고 싶다면?
사업에 대한 넓은 시야와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를 둘 다 갖추세요.


전략 컨설턴트 출신 전략·기획 전문가의 문제 해결법! 

베인앤드컴퍼니, 현대카드/캐피탈, 쿠팡, 티몬을 거쳐 여행 비즈니스 플랫폼 헤드로 활약 중인 양효선 님이 ‘일을 되게 하는’ 기획자의 역량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헤이조이스 온라인 컨퍼런스 <기획이 전부다!>에서 확인하세요!


먼저 인터뷰로 트리플 사업부문장 양효선 님을 만나 볼까요? 



반갑습니다, 양효선 님! 다양한 회사에서 전략 혹은 프로덕트 오너십을 담당해 오셨는데, 양효선 님의 커리어 여정을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여행 플랫폼 트리플에서 항공 서비스를 런칭하고, 지금은 비즈 전체 전략을 다 보고 있는 양효선이라고 합니다. 

돌이켜보니 지난 15년간 이직을 많이 했더라고요. 7년은 전략 컨설팅 업무와 전략 기획을 쭉 했고, 나머지 8년 정도는 IT 기업에서 PO(Product Owner)로서 플랫폼 기획 관련 일을 주로 해 왔어요. 


대학 졸업 후 제 커리어는 베인앤드컴퍼니라고 하는 전략컨설팅 회사에서 시작됐어요. 사실 그때 ‘컨설턴트로서 대단하게 기여했다!’ 이런 건 아니에요. 그보다는 컨설컨트로서의 기본 역량이자, 모든 일에 써먹을 수 있는 일의 기본을 익혔죠. 이를테면 사고하는 법,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같은 것들이요. 


그렇게 3-4년 정도 일을 하다가 필드로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현대카드/캐피탈 공통 전략 기획 부문으로 이직하게 됐습니다. 거기서 또 완전히 다른 일을 했죠. 신사업 기획이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M&A가 진행 중이었고, 보험사 인수도 하고, 실사를 하면서 산업/시장/회사가 괜찮은가 이런 것들을 많이 봤었어요. 보험사 인수 후에는 회사에서 ‘당신이 그 회사를 실사했으니 가서 개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해서, 인수한 회사에서 그곳의 A to Z를 다 보기도 했고요. 


그러다 중간에 출산 휴가를 다녀오면서, 이제는 내가 소비자로서 관심이 있는 산업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온라인 쇼핑 헤비 유저였거든요. 그래서 쿠팡에 PO로 가게 됐습니다. 그때는 쿠팡이 지금만큼 메이저 회사도 아니었고, 심지어 저는 PO가 뭔지도 몰랐어요.  미니 CEO라고 하니까, ‘전략 기획과 비슷한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갔죠. 쿠팡에 가 보니 ‘프로덕트’라 불리는 주문 결제, 장바구니, 상품 검색 페이지, 상세 페이지 등 각각을 들여다보는 PO들이 있었어요. 저도 거기서 PO로서 개발과 바로 일을 시작했죠. 첫 주에는 API가 뭔지도 몰라서 헤맸어요. 퇴근길에 유튜브로 공부했을 정도예요. PO로서는 페이지에서 전환율을 높이거나, 유저들의 불편을 개선하는 일 같은 걸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전까지는 전략 기획을 오래 했잖아요. 그러니까 시야가 상대적으로 넓어서 전사를 보고 있었는데, 쿠팡에서는 더 작은 업무들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회사 로켓 배송, 적자 안 나는 거야?’ 같은 궁금증이 있었는데 제가 관여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보니 고민도 있고, 답답했던 거예요. 


그 찰나에 이전 회사에서 인연 있던 팀장님이 여행 시장 타깃으로 만드는 플랫폼이 있는데, 사업부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보면서 프로덕트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어요. 그래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갔고, 실제로도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그런데 거기가 커머스다 보니 커머스 안에서 여행을 하는 게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는 쿠팡 개발자 분의 권유를 받아서 회사를 한 번 더 옮기게 됐어요. 거기가 트리플이에요. 


결론적으로 트리플로 온 게 정말 잘한 선택이었어요. 여기서 하나의 프로덕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과의 경계를 나누지 않고서 제가 15년간 경험해 온 모든 것들을 집대성해서 풀어낼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현재에도 매우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습니다. 



베인앤드컴퍼니, 현대카드, 쿠팡, 트리플 등 여러 회사에서 많은 일을 하셨을 텐데, 그중 본인이 기획하신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하나만 자랑해 주세요. 


트리플에 와서 런칭한 항공 서비스에 개인적으로 가장 자부심을 느껴요. 


어떤 플랫폼을 만들 때 그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있기가 쉽지 않거든요. 보통은 방향이 결정된 다음 일이 떨어지거나, 방향을 정한 다음 다른 팀에 넘기죠. 그런데 트리플의 항공은 처음부터 제가 다 관여를 했어요. ‘트리플에서 항공을 어떻게 해야 하지? 특가 알림처럼 가나? 예약 발권 시스템처럼 가나?’ 이런 근본적 질문부터 시작해 다양한 옵션을 고민하고, 의사 결정을 해서 팀을 세팅하고 일을 실행하는 것까지요. 


항공은 사실 어려운 도메인이에요. 국내에서 항공은 거의 외주 개발, 외주 기획으로 진행돼 왔기 때문에 변화도 별로 없고, 이걸 잘 아는 사람도 드물어요. 그래서 저는 실제로 항공 관련 운영자분들을 모셔 와서 항공 용어부터, 제가 모르는 것들을 전부 물어봤어요. 기존 플랫폼과 다르면서도 고객이 최대한 편히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기획자가 저 하나뿐이었기 때문에, 유저가 보는 화면 기획부터  운영자가 쓸 어드민 기능까지 하나하나 다 제가 기획하고 만들었죠. 그래서 더 애착이 가요. 


사실 더 자부심을 느끼려면 런칭했더니 오픈하자마자 월 100억 찍었어야 하는데... (웃음) 오픈을 하려고 보니 코로나가 터진 거예요. 오픈을 미룰까 하다가, 그냥 강행했고요. 그때 미뤘으면 지금까지도 빛을 못 봤을 거 같아요. 아직 뚜렷한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제가 굉장히 애정을 느끼는 프로덕트입니다. 



양효선 님에게 ‘기획’이란?

일상적인 것, 실은 모두가 하고 있는 것
해결할 문제를 정의하고 거기 맞는 솔루션을 모색해 가는 과정


전략 기획, 사업 기획, 화면 기획, UX 기획, 행사 기획... 이렇게 기획은 되게 광범위한 거잖아요. 

그만큼 사람들이 다 하는 일이란 건데, 결국 ‘해결할 문제를 정의하고 그 솔루션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아가 여러 대안을 논리적으로 검토한 다음 솔루션을 도출하고, 관련자에게 이것을 커뮤니케이션해서 설득하고, 그걸 실행까지 해 내는 것. 


그래서 기획의 시작은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뭐지?’ 이걸 정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그 단계를 건너뛰어요. 그런데 만약 “트리플에서 항공 만들어야 돼.”라고 하면, 그저 항공 아이템으로 구색을 갖추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이게 핵심 프로덕트라서 이걸로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가야 하는 건지에 따라 접근법도 솔루션도 달라지거든요. ‘어떤 목적에서 이 일을 해야 되는가?’에 대한 정의와 합의가 필수예요. 그 단계를 건너뛰고 솔루션만 가져오면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어렵고, 목적을 달성하기도 어려우니까요. 


목적과 일의 우선순위에 대한 공감이 있으면, 그다음 커뮤니케이션이 쉬워져요. 나중에 가서도 언제든 “우리 목적이 이거잖아요’” 이렇게 정리할 수 있고요. 



주니어 PO, 또는 PO 지망자들에게, “이 역량만큼은 꼭 갖추세요”라고 당부하고 싶은 게 있으시다면?  

넓은 시야를 가지세요. 


제가 지금껏 경험해 본 바로는, 많은 PO 분들이 IT 업계 기획자 출신이세요. 요즘 스타트업들은 그렇지 않지만, 기획/개발/사업이 서로 나뉘어 있는 회사들도 많거든요. 그런 곳에서는 사업에서 어떤 일을 던지면 기획에서는 그걸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받아서 잘 구현하는 데 신경을 써요. 예를 들면 개발의 상세 스펙을 잘 정의한다, 이런 쪽으로 생각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같이 일할 사람을 뽑을 때나, 또 주변 헤드헌터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비즈니스 시야와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갖춘 기획자가 절실하게 필요하거든요. 그 양쪽을 가지기가 실은 매우 어려워요. 그래도 저는 기획자가 사업단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넓은 시야에서, 내 눈앞의 일에만 너무 매몰되지 말고, ‘우리 회사가 뭘 하려고 하는 거지? 이게 전체에서 어느 정보의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해요. 사업부의 결정을 기다리지만 말고, 사업의 고민을 이해하고 함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점차 큰 역할을 맡으실 수 있을 거예요. 



이번 콘조이스에서 양효선 님의 강연을 듣고 ‘이거 하나는 확실히 얻어갈 수 있다!’ 하시는 것이 있다면? 


저는 실무 레벨에서 ‘도대체 기획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기획을 잘한다는 게 일을 잘한다는 거거든요. ‘어떤 일을 해야 될 때, 그 일에 어떻게 접근해서 해결해야 하는가?’ 이런 주제로 여러 사례와 함께 이야기해 드리고 싶어요. Q&A 세션에서도 여러분들의 생생한 고민을 나누고 싶습니다. 



▶ 양효선 님 강연 들으러 가기 

https://bit.ly/3wlOCD5


▶ 눈에 보이는 것만큼, 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크리에이티브의 비결은 성실함과 하우투(how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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