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마음에 찾아온 그 무엇

채워질 수 있을까? 그 결핍

by VIVA


우리는 타인을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타인과의 정서적 관계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생의 첫 번째 타인은 부모다. 부모가 세상의 전부고 부모의 시선이 곧 나 자신의 모습이다. 대부분 부모는 자녀를 기쁨과 사랑과 긍정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긍정적인 시선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하다고 생각하며 자존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인 부모도 있다. 내면의 안정을 채우기보다는 외면의 가시적 성과에 방점을 두고 아이들의 성장을 재촉하는 부모도 꽤 많다. 이러한 부모는 결과지향적으로 아이들을 몰아세워 아이들은 쉴 수 있는 정서적 여유조차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아이의 불안은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방향과 색을 결정하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라나 인간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세상의 첫 번째 인간관계, 부모와의 애착관계는 자녀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70이 된 어른들의 심리 상담에서도 부모와의 관계가 반드시 나오는 이유다.

인간관계가 유아기의 가족에서 1차적인 사회적 관계인 친구로 그리고 신체와 정신이 성숙됨에 따라 인생의 다양한 희로애락을 가져다주는 연인 또는 사랑이라는 관계로 발전된다. 물론 어떤 관계가 어떻게 먼저 시작되는지에 대한 순서의 문제는 아니다. 연애는 우선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어느 정도 독립했을 때 가능하다. 심리적으로 부모에게 여전히 의존적이라면 연애의 모습은 상당히 왜곡되어 나타난다.


물론 왜곡된 모습을 연애가 아니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연인 간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긍정적인 모습은 아니다. 애정이 보이는 방식은 이 세상사람 숫자만큼 다양하다. 각자의 성격과 문화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이다. 애정은 자연스럽게 서로가 끌리듯 생겼다가도 그 모습이 질투 불안 고뇌 등 부정적인 감정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너무나 편안한 나머지 애정보다는 우정처럼 인간 대 인간의 신의로 관계가 유지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교감과 더불어 신체적인 교감이 수반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독점적이고 배타적이다. 내가 다른 친구를 만나고 있어도 나의 또 다른 친구가 질투하지 않지만 연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친구는 ‘나만의 친구’가 성립되지 않지만 연인은 ‘나만의 연인’ 이어야 한다. 이것이 사랑의 본능이고 본질이다. 애정과 사랑은 상대를 독점하려는 욕구가 깔려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한다는 것은 사랑이 아닌 친구 또는 왜곡된 관계다.


사랑의 감정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어떤 이유로 시작되는지 이유를 굳이 찾는다 해도 그것이 전부가 아닌 것이 또한 사랑이다. 사랑은 매우 양면적이다. 상대가 나만을 위해 존재하기 바라는 강렬한 이기적인 감정과 더불어 상대방을 위해 나 자신을 기꺼이 내주는 의미에서 매우 애타적인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고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가적인 감정이 끊임없이 일어나기에 기쁨과 동시에 좌절이 그리고 희망과 동시에 실망이 느껴지는 감정이다. 상대방을 소유하고 하나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사랑의 열정이라 여겨지지만 사랑의 여러 단계를 보면 이것은 자신의 이기심이 확대된 욕망이며 미성숙한 단계다. 사랑과 연애는 조건과 의지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가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상대의 본질과 존재를 떠나 사회적 경제적 조건은 언제든지 변할 수도 있다. 조건을 보고 연애를 한다면 그것은 거래에 가깝다.


개인의 성장에 따라 애정의 대상과 형태는 바뀐다. 각 단계별로 성숙한 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나이가 들어도 정신과 애정의 형태는 어린 시절의 애착형태로 고착된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의 하나인 사랑을 주고 또 사랑을 받고 싶다는 욕구는 신체적인 본능과 더불어 정서적 측면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신체의 교류와 정신적 교감 중 하나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카프카의 연애와 사랑은 어땠을까? 애정결핍과 자존감이 높지 않았던 카프카의 연예 모습은 평범하지 않았다. 카프카는 연애도 글로 했요. 연인에게 보낸 편지가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여러 번 언급했듯이 카프카는 부모에게 적절한 정서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 계속되는 이런 반응은 성격으로 고착되어 내성적이고 자아비판적인 성향으로 굳는다. 정서적 결핍으로 인간에 대한 애착을 갈구하면서도 낮은 자존감으로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실망했다. 유일하게 그의 곁에 남아준 친구는 브로트와 이착 뢰비였다.

안타깝게도 연인관계는 성장기 때 채워지지 못한 정서적 욕구 때문에 여러 문제를 겪는다. 카프카는 상대에 대한 집착과 자신의 습관에 대한 강박으로 한 사람과 약혼과 파혼을 반복하기도 하고 그 누구와도 결혼하지 못했다. 결혼이 사랑의 완성은 아니며, 행복한 연예의 결말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카프카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분명 있는 듯했다. 성장기에 채워지지 않은 자신의 결핍을 연애와 결혼으로 채우려 했던 그 강박에 오히려 평범한 연애 관계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늘 누군가가 먼저 자신의 목마름을 해소해 주기를 기대하면서도 누군가 가까워 지려 다가가면 도망가버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함으로 카프카는 어떤 연인과도 행복한 결말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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