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1일 목요일 저녁, 사랑하는 아름다운 엄마가 하늘로 떠나셨어요.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긴박했던 그 일주일과 그 이후에 장례를 치르고 처리하고 정리해야 할 일들로 가족들 모두 3~4개월 정도는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냈네요.
아직은.. 엄마가 세상에 없다는 것이.. 다시는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잡고 이야기 나눌 수 없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아요. 지금도 친정 집에 가면 엄마가 어딘가에 누워 계시거나 "얘들아" 하시며 맛있는 걸 잔뜩 사들고 얼른 밥 해 먹자며 현관문으로 들어오실 것 같아요.
어떻게 이 글을 시작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리고 이것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요. 부모의 임종과 장례를 치른다는 것이 막연히 모두에게 생경하고 힘든 일이라 생각했었는데요. 제가 겪어보니 정말 정신이 없더군요. 엄마의 장례를 마치고 문득 이것을 정리해서 글로 남겨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첫 번째로 엄마가 돌아가신 전후의 열흘.. 힘들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저와 비슷한 경험(부모의 임종과 장례)을 먼저 했던 분들의 기록들이 저에게 너무도 소중한 정보가 되었어요. 저보다 먼저 많은 글을 작성해 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로는 엄마와의 이별의 감정들을 잘 정리해서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K 장녀로 살아오며 엄마와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사실 버거운 순간들도 많았거든요. 엄마와의 추억과 사랑, 그 기억들이 더 흐릿해지기 전에 잘 간직하고 싶어요. 지금 저에게 가장 필요한 애도의 시간 같아요. 엄마와의 관계를 뭐라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어요. 복잡한 엉킨 실타래 같은 엄마와의 관계를 돌아가신 이후지만, 이제라도 잘 세워서 엄마를 잘 떠나보내드리고 싶었고, 그래서 딸아이는 저보다 덜 고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모두가 한 번은 겪을 일이지만, 조금 먼저 겪은 제가 엄마를 보내드리며 들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정리해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