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에게는 너무도 짧고, 놀이치료사 엄마 윤쌤에게는 길었던 여름 방학이 끝났죠. 지난주부터 개학해서 2학기 학교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초등 3학년인 딸아이는 1학기부터 음악 시간에 리코더 연주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리코더 너무 추억 돋는 악기잖아요. 엄마도 아빠도 연주하던 리코더를 딸아이가 배우기 시작하다니 신기하고 귀엽더라고요.
리코더를 학교 음악 시간에 연습해서 정해진 급수의 곡을 선생님 앞에서 연주하고 통과하면 인증을 받는 형식이더라고요.
리코더를 집에 가져와서 방학 내내 연습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처음에는 귀엽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좀 괴롭기도 했어요. 너무... 많이 불더라고요... (딸 미안 ㅠ)
그런데 오늘, 딸아이가 하교하는 길에 정말 신나는 목소리로 이야기했어요.
"엄마!
오늘은 내가 반에서 두 번째로
리코더 13급에 통과했어!"
딸아이와 이야기하다 보니 사실 1학기에 리코더를 시작했을 때는 많이 어려웠다고 해요. 7살부터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음악은 크게 걱정 안 했는데요. 리코더라는 악기가 새롭기도 하고 악보를 보고 손을 움직이며, 연주되는 소리를 확인해야 해서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다른 친구들은 쉽게 3,4,5급을 통과하는데 마음처럼 통과하지 못해서 속상하기도 했다네요. 방학 때 주요 과목 예습 복습과 여행에 박물관 투어에 필라테스까지 딸아이와 알차게 돌아다니느라, 예체능 과목에 대해서는 촘촘히 체크하지 못한 것이 뒤늦게 미안했어요. 친구들 중에는 리코더도 미리 예습해 둔 친구들도 있었데요.
그래서 여름방학 내내 집에서도 열심히 연습하고, 학교에서도 집중해서 연습해서 반 친구들 중에 두 번째로 리코더 13급을 통과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기특했어요.
"처음에 잘 안되고,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는
이 경험을 잘 기억해!
엄마가 도전하는 과정을 응원할게!"
마음으로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을 딸아이에게 해주었어요. 엄마 아빠가 도전하는 너의 모든 과정을 응원하고 함께 할게! 때로는 결과가 마음 같지 않더라도 괜찮아!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엄마 아빠가 늘 함께 할게!
모든 일의 결과가 좋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 아이의 일이 되니 달라지더군요. 숱한 부모상담을 하며 내 아이가 스스로 해내는 것을 묵묵히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으면서 정작 내 아이는 상처도 흠도 없이 결과가 좋은 꽃길만 걸었으면 하는 마음이 부모 마음이더라고요.
적절한 좌절을 견뎌내게 해야 하는 부모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엄마이고 싶어요. 그래서 아이가 자기가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