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실험을 시작하다

by 라프

이십 대 후반.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일상의 황홀> 등을 쓴 구본형 선생님이 운영하셨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리고 3일간 포도 단식을 하며 과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해칠 정도로 힘들어도 회사, 매달 나오는 월급을 쉽사리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먹고사는 것, 밥'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본형 선생님은 그의 책 <깊은 인생>에서 단식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나는 늘 차선책을 선택했다. 밥이라는 절체절명 앞에서 나는 늘 현실을 선택했던 것 같다. 한 달의 단식, 그것은 밥에 메이지 않고 세상을 한번 마음먹은 대로 살아보고 싶어서 시작한 나의 성전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2박 3일간 포도 단식을 하며 내 인생에 중요한 가치와 키워드들을 찾고, 그것들을 연결해 하고 싶은 '나만의 일'을 찾아내는 것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목적이었다. 나는 '자유', '실험', '아이디어' 등의 가치와 키워드를 발견했다. 그리고 나만의 회사를 만들었다.


'실험하는 아이디어컴퍼니'


2박 3일의 단식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이 회사에서 나는 무슨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지 적어보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생각과 시선을 발견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생각과 시선을 발견하는 다양한 실험들을 해 보고 싶었다. 선생님은 변화경영연구소 내에서 사람들이 만드는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역할도 해 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주셨다. 혈기왕성했던 나는 실험하는 아이디어컴퍼니의 이름으로 다양한 실험을 했다.


'팟캐스트 광고'

'독립 프로젝트'

'러브 매칭 프로젝트'

'인재박람회'

'우리 좀 놀면 안 되나요?'


당시에 쓰던 내 블로그에는 (실험+밥벌이) 프로젝트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카테고리에는 내가 일했던 회사들이 나열해 놓았다. 그리고 각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록했다. 내가 했던 일들도 실험처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밥'을 위해, 생활을 위해 하는 일이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 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일들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또 실제로 적용해 보고 싶었다. 실제로 몇몇 회사에서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블로그도, 실험도 모든 것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지 10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실험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꾸준히 해 보려고 한다. 보는 사람이 있든 없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과정에 집중해 보기로 말이다.


'매일, 꾸준히'


해내는 것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일인 것 같다.

keyword
이전 10화아이들에게 배우는 꾸준함과 인내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