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의 미학

길을 잃는 게 아니라 내 길을 찾는 거야.

by 프레임쇼크

아버지께서 어려서부터 좌우명처럼 말씀하셨던 주문 같은 말. '하면 된다.' 나는 줄곧 그 말의 의미를 모른 채 살았던 것 같다. 그 의미를 진정으로 알게 된 것은 아빠가 그 말을 나에게 하셨던 나이 그 즈음이 되어서일까.

나는 이제서야 그냥, 단지 하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이다. 한다는 것 자체의 의미를. 우리는 많은 시도를 하기도 하지만, 시도조차 못해본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살아보니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이지만 해본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기 더 많았다. 그래서 그냥 단지 하면, 그것으로도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면 할수록 우리는 큰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어쩌면 하는 순간 우리는 성장하는 거 아닐까. 그 어마무시한 생각과 두려운 감정들로부터 벗어나 그냥 단지 하고야 마는 것에서 많은 갈등은 해결되기도 한다. 책 집필이 그랬다. 하고 싶은 말들은 뭔가 속에서 쌓인 것 같은데 책을 쓰려니 언제나 나의 역량은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언젠가 올 줄 알았던 나의 완성은 환상이고 나는 언제까지고 미완성이었다.

슬픈 운명이려나. 언제나 완벽을 꿈꾸지만,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운명이라니. 하지만, 언제야 오고야 마는 아침처럼 우리에게 밝은 내일은 있으리라. 성장이란 끝도 없는 길이라는 것을. 나는 그것을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온전히 이해하고 실감하는 데에는 꽤나 오래 걸렸다. 환상의 속의 나는 이제 보내주고 실제의 나와 손을 맞잡아 보리라.

그럼 언제쯤 나는 책을 쓸 수 있을까. 그것은 책을 단순히 쓰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 그처럼 단순한 것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던가. 나는 책을 쓰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성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하는 것에 성장이 있음을. 우리가 무엇을 할 때 거창함은 부담을 안겨준다. 무언가를 할 때에는 그냥 단순해지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그것이 쉽지는 않을 터. 행위를 시도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기 위해서는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생각으로부터의 자유랄까.

이 무슨 거창한 발언인가. 하하하. 바로 그렇다. 단순함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필히 복잡함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복잡한 당신의 마음을 잘 정리 정돈하는 데에는 많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과정이 꼭 필요했음을 그 당시에는 모른다. 어리석음이 지혜가 되기까지는 길을 잃는 과정이 필요하고 저마다 길을 잃는 과정 속에서 나를 찾게 된다. 나만의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기에 누군가 밟아왔던 길을 걷다가도 벗어나기 마련이다. 그 길을 걷지 않은 이에게는 아마도 길을 잃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 길이 곧 나이기 때문이다.

행위를 하는데에 단순해진다는 의미는 나 자신이 잘 정리정돈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공부가 어느 정도 되었음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정보(자신에 대한 정보량)가 충분히 필요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 경험을 통한 지식이 어느 정도 쌓이면, 행동을 하는 데 있어 망설임보다는 확신이 생기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늘 그것을 스스로 관대하게 받아들이면 좋겠다. 알고 보면, 세상을 몰라서가 아니라 나를 몰라서 고민하는 것이다. 그 시간은 더없이 귀하다.

우리는 이제 알았다. 단순함의 미학을. 그것은 오래된 방황 속에서 피어난 복잡함의 산물임을. 그러니 조금 복잡하다면 즐겨보자. 나라는 사람의 향기를 알기 위해서는 그만큼 다양한 시도와 여러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만큼 다채로운 나란 것을. 그러니 우리 뭐든 해보자. 망설임이 짙다면 잠시 다른 일을 해도 좋고 돌아가도 된다. 구태여 단순하지 못한 자기를 탓하지 않아도 된다. 복잡하다는 것은 그만큼 영혼의 색채가 다양하기 때문이란 걸 꼭 알기를 바란다. 그러니 뭐든 시도하기를 바란다. 무엇을 하느냐는 어쩌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다는 그것 자체 행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해보시길 권장한다.



나를 위한 꿀팁

TIP 살면서 만나는 것은 어쩌면 세상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나의 반응, 즉 '나'였음을 알게 됩니다. 삶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방랑기 같은 것이지요. 오늘의 나는 무엇을 시도했나요? 그리고 어떤 나를 만났나요? 결국 우리가 즐기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나입니다. 나라는 세상의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삶을 느끼니까요. 오늘의 나는 어떠한지 잘 살펴보세요. 그리고 오늘의 나에 대한 지식은 내일의 나를 좀 더 편안하게 할 겁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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