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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파이 May 22. 2024

마스크팩을 뜯어먹은 여자

분명 꿈에서 오이 비슷한걸 먹고 있었는데

거의 매일 밤, 루틴처럼 얼굴에 팩을 붙이고 잔다. 콜라겐 팩이라나? 자면서도 붙이고 자도 된다고 해서, 화장품 바르듯 붙이고 잠이 든다. 처음 붙일 땐 흰색인데 자고 일어나면 투명색이다. 아침까지 얼굴에 착착 잘 달라붙어 있어서 왠지 콜라겐이 자는 동안 얼굴에 흡수되는 것 같다. 큰 효과를 기대하고 팩을 하는 건 아니어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투명해진 팩을 보면 뿌듯하다. 어젯밤에도 매일의 루틴대로 팩을 얼굴에 올리고 잠이 들었다.


꿈에서 나는 옛날 회사 사람들을 만나 뭔가를 먹고 있었던 것 같다. 확실하진 않지만 그중에 오이(비슷한 것)도 있었다. 얼굴에 붙일 만큼 얇게 썬 그 오이(비슷한 것). 그런데 그게 인중에 붙어있더란 말이다. 인중에 있는 그것을 손은 안 쓰고 얼굴 근육으로 입까지 내리면서 왜 이렇게 잘 안 내려오나 했다. 그 와중에 내 표정이 참 웃기겠다 생각도 한 것 같다. 그리고는 그것을 씹었는데 앗, 생각보다 크고 질기다. 잘라먹어야겠다 하고 이빨로 양쪽을 끊었다. 그리고는 입에 넣어 냠냠 씹었는데 웩! 오이맛이 왜 이래!! 오이가 아닌가? 말캉말캉한 식감에 약간 짜고 씁쓸한 맛이 느껴졌다. 이게 뭐야, 맛이 너무 생생한 것이 좀 이상한데? 하면서 입안에 든 걸 뱉으며 잠에서 깼다. 오 마이갓 정신이 들고 보니, 팩을 이빨로 잘근잘근 끊어내 씹어먹다 뱉은 거였다. 팩을 떼고 보니 입과 인중 부분만 사라져 있었다. 아무리 잠들었다고 팩을 씹어먹다니. 맛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팩 하나 냠냠 다 먹을 뻔.


인중과 입부분, 잘근잘근도 씹어먹었다!


웃기기도 하고 황당하고 어이도 없어서 새벽 4시 반에 잠이 홀라당 깨버렸다. 잠에서 깨고도 현실감이 없다. 팩을 씹어먹다니. 팩을 씹어먹다니!! 마스크팩 씹어먹는 꿈이 무슨 의미인지 검색을 해봤다. 마스크팩 씹어먹는 꿈, 마스크팩 뜯어먹는 꿈으로 검색 엔진을 돌려봤지만 안 나오길래, 음식에 관한 꿈을 찾아보았다. 꿈에 오이 비슷한 게 있었는데 정확히 뭘 씹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적절한 꿈해몽을 찾기가 어렵다. 오이는 음식 재료지, 그리고 나는 짠맛을 실제로 느꼈고.


출처 : 하루살이님의 네이버 블로그


개꿈일 가능성이 크지만 꿈보다 해몽이라고 마스크팩을 씹어먹고 새로운 일이 시작되려나 하는 기대가 아주 잠깐 든다. 이왕 먹을 거 설탕 팍팍, 고춧가루 팍팍 넣고 친인척이며 걸인들을 초대해 진수성찬 차려서 성대한 잔치를 열걸 그랬나 보다. 음식 다 먹고 금덩어리도 토해냈음 얼마나 좋았을까. 다음번 꿈에선 좋은 음식도 좀 받고 잔치도 열고 그래야겠다. 기억해 둬야지.


먹는 콜라겐도 나오던데, 오늘은 피부로도 입으로도 콜라겐을 충분히 섭취했으니 피부가 한결 반짝반짝 빛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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